임종석 “컷오프 수용”에…이재명 “정권 심판 힘 보태주길”
친문 홍영표는 평산마을 예방…금명간에 거취 입장 표명할 듯
더불어민주당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4일 밝혔다. 공천 파동에 속을 앓던 민주당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임 전 실장 합류를 기대하던 새로운미래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왔다. 컷오프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요구가 묵살됐다며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날 임 전 실장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 전 실장이 민주당 탈당 후 새로운미래에 합류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 수용 입장은 민주당 잔류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SNS 배경에 “4월10일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이라는 문구와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의 이 같은 선택에 대해 당에 남아 총선 이후를 도모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 남아 개혁과 혁신을 계속 요구할 것이고, 8월 전당대회에서 무엇을 도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려질 당대표 후보 중 1명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표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또 수용해주신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정권 심판이라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더 고맙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총선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임 전 실장 측은 “특별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 고민의 시간으로 이해해달라”고만 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이 이번 선거에서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미래는 임 전 실장과 연대해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려 했던 구상이 어그러졌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탈당하면) 민주당에서 친문재인계들이 대거 움직인다는 기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비이재명(비명)계 낙천 인사들과 ‘민주연합’을 추진하던 설훈 의원 역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설 의원은 통화에서 “임 전 실장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목요일(7일) 이후로는 민주연합 개문발차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보다 앞서 지난달 29일 사실상 컷오프 처분을 받은 친문계 좌장 홍영표 의원의 거취 또한 관심사다.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처럼 당내 잔류를 선택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제 나름의 어떤 판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SNS에 “문 전 대통령께 민주당과 총선 상황에 대한 우려를 말씀드렸고, (문 전 대통령이)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히셨다.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잘되면 좋겠다는 덕담도 주셨다”고 올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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