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인턴·전임의도 떠났다…빅5, 수술 ‘반토막’
수술 30~50% 연기·취소
“언제까지 견딜지 모르겠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2주째 돌아오지 않는 데 이어, 신규 인턴과 전임의들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병원은 남아 있는 인력을 동원해 최대한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비상대응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요 병원에서는 집단사직을 한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복귀 인원이) 미미하다”며 “정부에서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 한다고 하고 공보의나 전문의 투입한다고 하니까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 (복귀 등) 큰 변화가 없고 지금 대부분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 같다”며 “병원 차원에서 대처라는 게 없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수술 일정 연기하고 환자·보호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남아 있는 의료진이 최근 진료를 하고 있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 상황을 언제까지 견딜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지난달 29일 오후 5시까지 병원에 돌아온 전공의는 누적 565명에 그쳤다. 이달 1~3일 연휴기간에도 다수의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50개 수련병원 현장점검을 통해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를 시작했다.
3월이 되면서 전임의와 신규 인턴들의 공백도 현실이 되고 있다. 인턴과 전임의의 경우 매년 3월1일 새로운 수련 연도가 시작되는데 상당수가 수련 계약을 포기하고 병원을 이탈했다.
의료공백이 2주째 이어지면서 병원의 수술 건수는 반토막이 났다. 빅5 병원은 30~50%의 수술은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환자 전원 컨트롤타워인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설치해 운영한다.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은 전국을 4개 광역(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으로 구분하고 환자의 중증도, 병원의 치료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해당 광역 내에서 전원 수용 병원을 선정한다.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에는 의사 인력과 상황 요원 등 70여명 인원이 24시간 교대근무한다.
민서영·배시은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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