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손가마 타고 주먹 '불끈'…"충남과 천안 마음 얻고 싶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충남 천안시를 찾으면서 총선 '격전지 전국 투어'를 시작했다. 그동안 선거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는 충청권에서 세몰이를 시작, 외연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충청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이 선거를 출발하는 우리(국민의힘)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천안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재직 시절을 이야기하며 천안과 인연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20년 전쯤 천안에 살면서 중앙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며 "제 인생의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천안 지명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천안은 우리나라 지역 중 가장 이름이 멋진 곳 같다. '하늘 천'(天)에 '편안 안'(安) 아니냐"며 "하늘 아래 편안한 곳을 더 편안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한 위원장은 천안중앙시장을 돌며 시장 상인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시장은 꼭 가는데, 지역의 삶이 녹아있고 지역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시장은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가득 찼다. 한 위원장과 악수하기 위해 밀고 드는 지지자들과 이를 촬영하려는 유튜버들이 한데 섞이면서 시장 일대가 마비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갑 후보로 확정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천안을 예비후보인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 함께 호떡·순대·인삼 등을 먹고 땅콩을 구매하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충남 천안 지역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한 위원장을 손가마 태워 들어 올리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주먹을 불끈 쥐며 "감사합니다. 저희가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날 천안중앙시장 방문에 앞서 한 위원장은 천안 백석대학교를 방문,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청년 정책 시스템 강화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청년 정책과 관련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번 국회가 끝나고 새 국회가 시작할 때 청년청 설립을 어느 정도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할지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가 가졌던 청년 시기의 고민보다 지금의 청년들이 훨씬 더 힘들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안하고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청년들이 정치 참여를 많이 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의 청년들은 자기의 삶을 바꾸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청년 세대가 정치에서 목소리를 더 내고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총선 표심을 잡기 위한 전국 투어의 출발점으로 충남 천안을 선택한 건 여야 어느 쪽에도 편향적이지 않은 '스윙보터' 지역 충청권에서 세몰이를 시작해 외연 확장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위원장은 당원 중심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전국 필승 결의대회를 취소하고 총선 승부처로 분류되는 지역을 주로 찾아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청은 치우치지 않은 민심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우리는 어떤 편향된 입장이 아니라 다양한 국민들의 상식적인 생각을 담는 정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이 선거를 출발하는 우리의 마음"이라며 "그래서 천안에 먼저 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위원장이 방문한 천안 지역은 현재 갑·을·병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천안을 시작으로 오는 5일 충북 청주시, 오는 7일과 8일에는 각각 경기 수원시, 성남시 및 용인시를 방문한다. 여당 입장에서 도전지로 여겨지는 곳들을 방문해 총선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충남)=박상곤 기자 gonee@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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