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는 의대 2~3배 증원 희망…교수들은 “여건 안 돼” 반발

김민제 기자 2024. 3. 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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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신청이 4일 자정 마감을 앞둔 가운데, 최소 6곳은 현 수준보다 2~3배가량 많은 정원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수준보다 두배 이상의 의대 정원을 신청하기로 한 비수도권 대학의 의대 학장은 "증원 신청 규모에 대해 대학본부 쪽으로부터 들은 바가 없고 기사로 접해 총장을 만나 이야기하기로 했다"며 "대학본부에선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희로선 정부의 (증원) 밀어붙이기가 도저히 동의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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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정 2025학년도 증원 신청 마감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신청이 4일 자정 마감을 앞둔 가운데, 최소 6곳은 현 수준보다 2~3배가량 많은 정원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 의대 40곳이 정부에 희망한 증원 숫자(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와 비슷한 2천명 이상의 증원 신청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청 마감 시각 막판까지 대규모 정원 확대를 원하는 대학본부 쪽과 ‘교육 여건 마련이 우선’이라며 증원을 반대하는 의대 쪽 간 협의를 이어간 곳도 있어 명확한 신청 규모는 5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대학본부가 증원 신청을 확정한 대학 중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한겨레가 4일 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 가운데 12곳을 확인한 결과, 의대 신입생 정원이 50명 미만인 곳은 2025학년도 입시에선 현 수준보다 2~3배가량 정원을 늘리길 희망했다. 인천에 위치한 인하대는 49명인 의대 정원을 100명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의대 정원이 49명인 부산 동아대는 최대 100명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 충주에 있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40명에서 120명, 대구가톨릭대는 40명에서 2배가량인 약 80명 신청을 검토 중이다.

해마다 50명 이상의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경북대나 경상국립대도 현 수준보다 2배 웃도는 정원을 원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이날 경북대에서 열린 제16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110명인 의대 정원을 220명으로 증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이 76명인 경상국립대도 200명가량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인제대는 120명(현재 93명), 조선대는 170명(현재 125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이날 오전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해와 (정부 조사 결과와) 비슷한 규모로 증원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대(현재 125명), 연세대(현재 110명), 중앙대(현재 86명) 등에서는 신청 마감 시각 직전까지 의대 증원을 둘러싼 대학본부와 의대 교수들 간 협의가 이어졌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대 증원 신청 여부와 규모 등은 오늘 저녁 늦게까지 논의할 것”이라며 “의대 교수들이 증원 반대 의견을 강하게 대학본부에 전하고 있다. 정부가 합리적으로 증원 규모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게 의대 교수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의 경우 40명 정원을 100명 전후로 늘려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울산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아직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본부가 의대 증원 신청 방침을 정한 학교 중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 수준보다 두배 이상의 의대 정원을 신청하기로 한 비수도권 대학의 의대 학장은 “증원 신청 규모에 대해 대학본부 쪽으로부터 들은 바가 없고 기사로 접해 총장을 만나 이야기하기로 했다”며 “대학본부에선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희로선 정부의 (증원) 밀어붙이기가 도저히 동의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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