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내분에 제3지대 영향력↑…'표 갈라먹기' 불가피

김종민·박영순 이어 '컷오프' 김찬훈·안필용 새로운미래 합류 예고
황운하 조국혁신당 입당 관심사…한현택 개혁신당 합류 고심 中

게티이미지뱅크

제3지대 신당 세력이 거대양당의 공천 논란을 틈타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면서 4·10 총선 유불리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인 새로운미래를 중심으로 영입전이 전개되고 있어 진보 지지층 표가 갈라질 공산이 커졌다.

민주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을에 출사표를 냈던 김찬훈 예비후보는 4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존립의 근간이 돼 왔던 가치들이 살아 숨쉬는 '그 민주당'을 재건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이재명 1인 독재당'을 떠난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앞서 민주당이 유성을 선거구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지낸 황정아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함에 따라 김 예비후보는 경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 예비후보는 "뜻을 같이 하는 주자들과 함께 지역구 부분부터 조정을 하고 있다. 이달 6일 함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라도 출마하겠다"고 총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새로운미래 입당 후 유성을에 출마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대전 서구갑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안필용 예비후보도 새로운미래 합류가 유력하다. 안 예비후보는 "지역 기득권 (입김이) 강했다. 새로운미래 측과 접촉 중이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민주당 탈당 후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박영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대덕 사수에 나섰고, 김종민 공동대표(충남 논산·계룡·금산)도 세종갑 출마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이 경우 충청권에선 현역인 김종민(세종갑), 박영순(대전 대덕), 김찬훈(대전 유성을), 안필용(대전 서구갑) 등 직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에서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야권 내 '표 갈라먹기'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소속으로 중구청장 재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던 윤양수 중구의회 의장도 새로운미래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막바지 공천 과정에 따라 추후 새로운미래가 탈당파를 흡수해 녹색정의당(6명), 개혁신당(4명)보다 더 많은 현역 의원을 확보한다면 '기호 3번'을 차지해 제3지대 신당 중 가장 우위에 설 수 있다.

보수 계열로 분류되는 개혁신당의 경우 충청권에서 한현택 전 대전 동구청장이 국민의힘 탈당 후 합류 여부를 고심 중이고, 8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상태지만 '현역 이삭줍기'에는 실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미래와 비교해 후보 다변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미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의 조국혁신당 입당 여부도 관심사다. 황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더 선명하게 검찰개혁과 윤석열 정권 심판을 주도할 수 있는 '예인선' 혹은 '쇄빙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계파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탈당파들이 모인 새로운미래가 총선에서 '기호 3번' 프리미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영향력이 커지는 모양새"라며 "충청권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유불리가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