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장기침체 탈출하는 日 골든타임 허비하는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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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지수가 4일 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했다.
이런 상승 랠리에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종식' 선언도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물론 현재 일본의 체감경기와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도 '일본형 장기침체'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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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투자 촉진해 활력 불어넣어야
이런 상승 랠리에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종식' 선언도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2001년 디플레이션 진입을 인정한 지 23년 만이다. 지난달 일본 내각부는 2023년도 경제보고서에서 "디플레이션에 빠져든 1990년대 후반 이전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디플레 종식 선언에 앞서 올봄 대기업 임금협상 결과 등을 지켜보겠다지만 일본 경제가 분기점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하락→기업 성장둔화→소득 감소→소비심리 악화→성장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거치며 진행된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시기가 바로 그때다. 물론 현재 일본의 체감경기와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년 연속 2%를 넘는 물가상승률 대비 실질임금은 마이너스다. 심각한 고령화와 노동생산성 저하, 과도한 중소기업 보호정책 등 구조적인 문제도 겪고 있다. 그럼에도 20년 이상 저성장·저물가에 갇혔던 일본 경제가 요동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본과 대조적으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 초입에 들어섰다. 반도체·배터리·조선 등 일부 제조업종은 호황이지만 전체적으로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었고, 초고령사회 진입이 목전이다. 2000년대 초반의 일본처럼 장기침체와 초고령사회 진입이 겹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1.4%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했다. 우리도 '일본형 장기침체'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1억2000여만명의 인구가 내수시장을 지탱하고 축적된 자본력, 독보적인 소재·부품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성장 종식을 논하기까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현재 여건은 그런 일본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 수출은 40%에 육박한다. 빠른 속도로 제조업 고도화를 이뤄내는 중국 의존 시기도 지났다. 일본·미국·대만의 거센 추격에 반도체·미래차 등 기술 경쟁우위도 자신할 수 없다. 기업과 국가의 운명을 가를 첨단산업 투자는 분초를 다툴 정도로 급박하다.
규제 해소를 두고 특혜니 차별이니 갑론을박하며 허투루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본조건은 우리 기업들의 기초체력을 높이는 것이다. 해묵은 과제인 선제적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이뤄내고 반도체, AI, 첨단방산 등 미래 투자를 촉진하는 데 정부와 국회가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의 엇박자에 골든타임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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