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나토 수장 결정 앞두고 분열…'패싱'이 서러운 동유럽·발트 3국

이명동 기자 2024. 3. 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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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모두 새로 결정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패싱' 때문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제외한 동유럽과 발트 3국 인구는 1억4000만 명 수준으로 기구 크기와 견주어볼 때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동유럽 국가 대부분은 소련 붕괴 뒤 15년 가까이 흐른 뒤인 2004년에 EU와 나토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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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EU·나토 지도부 교체 앞두고 '설움 폭발'
가입 20년에도 최고위직 배출은 폴란드가 유일
차기 나토 수장 유력한 뤼터 총리에 반발 거세
[브뤼셀=AP/뉴시스] 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모두 새로 결정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패싱' 때문이다. 사진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2022년 11월25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3.0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모두 새로 결정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패싱' 때문이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거쳐 집행위원장 등 EU 수뇌부는 새로 결정된다. 나토 사무총장도 오는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선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현재 EU 지도부는 독일 출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나토 사무총장으로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미국·영국·독일 등 20개국 이상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낙점을 위한 고지에 올라서 있다.

현재 EU 인구가 4억4800만 명, 나토 인구가 9억56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제외한 동유럽과 발트 3국 인구는 1억4000만 명 수준으로 기구 크기와 견주어볼 때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상당한 인구 분포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요직에는 진출하지 못하는 데에 이들 지역에서는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베를린=AP/뉴시스] 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모두 새로 결정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패싱' 때문이다. 사진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3.04.


동유럽 국가 대부분은 소련 붕괴 뒤 15년 가까이 흐른 뒤인 2004년에 EU와 나토에 가입했다. 기구에 가입한 지 20년이 다 됐지만 두 기구에서 최고위직을 맡은 사례는 폴란드 사례가 유일하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2014~2019년 제2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것과 예지 부제크 전 폴란드 총리가 2009~2012년 유럽의회 의장을 맡은 것 외에는 전례가 없다.

현직 최고위직은 각각 라트비아 출신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과 루마니아 출신 미르차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이다.

특히 이번 나토 사무총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클라우스 이오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크리샤니스 카린슈 라트비아 외무장관 등이 있지만 결국은 뤼터 총리로 기우는 모습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주 칼라스 총리는 폴리티코의 '파워플레이'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동등한가, 아니면 동등하지 않은가. 이 같은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나토에 1등 국가와 2등 국가가 있는지와 관련해 의문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브뤼셀=AP/뉴시스] 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여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모두 새로 결정되는 가운데 계속되는 '패싱' 때문이다. 사진은 마르크 뤼터(오른쪽) 네덜란드 총리가 2022년 3월25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원탁회의 동안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2024.03.04.


10년 동안 재임한 토마스 헨드리크 일베스 전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뤼터 총리가 재임 14년 동안 나토 국방비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지출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이 사람(뤼터 총리)이 어떤 도덕적 신뢰성을 갖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전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나토 최고위직 인선 과정을 놓고 "우리는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느낀다"라며 "그들(서방)은 발트해 연안 국가가 지금 이 순간 후보 제안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 뒤로 러시아를 향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발트 3국과 동유럽 국가를 매파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나토 사무총장직에서 이들 지역 출신 인사를 뒷순위로 미루고 뤼터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나토 사무총장은 31개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로 임명된다. 이 과정에서 특히 군사적으로 가장 큰 기여를 제공하는 미국의 동의가 큰 역할을 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제13대 나토 사무총장에 올라 네 번째 임기 뒤 오는 10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사무총장에 올라 4년 임기를 한 차례 연장했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년씩 두 차례 추가로 연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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