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탑건' 띄운다 …"80조원 투입 무인전투기 1000대 확보"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3. 4.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장기 엄호하고 직접 공격도
상반기 방산업체 2개사 선정
보잉 '고스트 배트' 등 물망
전투기 1대값에 10대 만들어
유인기 수백대 생산 中에 맞서
공중전 제압할 카드로 부상
보잉 무인전투기'고스트 배트' 보잉 홈페이지

미국 공군이 인공지능(AI) 무인전투기를 개발한다. 최근 '두 개의 전쟁'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는 AI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군사력과 비용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과를 본 정찰·자폭 기능 무인정(보트) 개발을 추진한다. 실제로 전쟁 비용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자폭 드론·무인정을 대거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수십만 원짜리 드론으로 러시아군에 수천만~수억 원의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보다 야심 차고 경제적인 전투기 'AI 파일럿'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사업이 향상된 비행 성능 소프트웨어로 중국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형의 비행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 비용이 주력 전투기의 10분의 1인 데다 인명 피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 국방부는 협동전투기(CCA)로 불리는 AI 기반 무인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올여름까지 방산 업체 2곳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AI 기반 무인전투기를 개발하는 군수업체는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제너럴애터믹스, 앤두릴 등인데 5곳 모두 이번 사업에 입찰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에 따르면, 미 공군은 향후 5년간 AI 무인기 사업에 총 600억달러(약 80조원)의 예산을 할당하고 같은 기간 최소 1000대의 AI 무인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무인전투기는 실제 파일럿이 탑승한 대장기를 호위하거나 인간이 갈 수 없는 지역 또는 어려운 작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WSJ는 "편대장기를 호위하는 '윙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재 운용 중인 소형 무인기나 드론과 구별된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AI 무인전투기가 미국 최신예 전투기인 F-35, F-22,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등과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프랭크 켄들 미 공군장관은 "이 전투기는 기존의 승무원 탑승 전투기가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I 무인전투기는 그동안 전투에 활용된 대표적인 전투기에 비해 작지만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예컨대 보잉이 2021년에 공개한 무인전투기 MQ-28 '고스트 배트'는 대표적인 전투기 F-16보다 전장이 25%가량 짧은 11.7m이며, 음속을 넘나드는 최신예 전투기 속도의 절반 이상인 시속 600~800㎞ 수준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스트 배트는 호주 공군과 공동 개발로 진행되고 있다. 앤두릴은 개발 중인 무인전투기 '퓨리'를, 제너럴애터믹스는 AI 기반 신형 무인기 '갬빗' 시리즈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러먼은 아직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비용 효율성도 강점이다. 미 공군은 현재 AI 무인전투기의 목표 생산 가격을 2000만∼3000만달러(약 260억∼400억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방산 업계에선 향후 대당 가격을 1000만달러(약 130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공군 주력인 F-35 스텔스 전투기 가격이 1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1대 가격으로 10대의 AI 무인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공군력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은 전투기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연 최대 100여 대 전투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재단의 안드레아스 루프렉트 연구원은 "최근 출고된 중국 J-20 전투기의 기체 번호를 분석한 결과, 이 전투기는 연 최대 120여 대라는 엄청난 속도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2025년 중국 J-20 전투기 수량이 5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과 군사적 긴장이 가중되고 있는 대만은 우크라이나군의 '자폭 무인정 전술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흑해 일대 러시아 함대에 대한 무인정 공격으로 보급선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4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공격용 무인보트 4척을 제작하는 '콰이치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NCSIST는 올해부터 2년간 8억1200만대만달러(약 341억원)를 투입해 건조한 공격용 무인보트를 대만 동북부 이란현 쑤아오 항구에서 시범 운용한 뒤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NCSIST가 공개 입찰을 통해 제작하는 공격용 무인보트는 만재 하중이 4t 이하로 적 군함을 향해 충돌하는 자폭 무인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7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러시아군 핵심 보급로인 크림대교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드론 보트를 이용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폭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의 중국제 전술차량(데저트크로스)을 공격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은 약 400달러로, 2만~2만5000달러인 전술차량을 폭파하면서 약 60배의 효용 가치를 내고 있다.

[진영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