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수행했던 권향엽 단수공천 논란... “당내 반대도 묵살”
더불어민주당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을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해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 공천을 주고, 현역 서동용 의원은 컷오프시킨 것을 두고 당내에서 ‘사천(私薦)’ 논란이 커지고 있다. 권 전 비서관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수행·일정을 담당하면서 인연을 맺은 게 이번 공천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권 전 비서관의 공천을 지난 1일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 논의한 뒤 자정이 넘은 2일 새벽 발표했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탈락을 확정 지은 그 회의다. 당시 회의에서 권 전 비서관의 단수 공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그대로 관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권 전 비서관은 4년 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경선에 나섰지만 서동용 의원에게 졌다. 이번에도 양측 모두 공천을 신청해 경선 재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서동용 컷 오프, 권향엽 단수 공천’ 결정이 나온 것이다. 당내에선 “참신한 새 인물도 아닌데 뜬금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서조차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지난해 말 KBS광주방송이 실시한 해당 지역구 민주당 총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서 의원이 40%, 권 전 비서관이 14%였다.
서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돈봉투 같은 비리 수사 재판에 연루된 것도 아니고, 도대체 기준이 무엇이냐”고 반발하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4일 본지 통화에서 “권 전 비서관이 대선 때 김혜경씨 수행비서를 했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게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해봤다”며 “재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이날 서울 강남병에 박경미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박 전 실장은 민주당 의원이던 지난 2019년, 유튜브에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달빛 소나타가 문재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고 해 아부 논란을 일으켰다.
[반론보도] <이재명 아내 수행했던 권향엽 전남 공천 논란> 관련
본 신문이 지난 3월 5일자 A6면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 정치면에 게재한 <이재명 아내 수행했던 권향엽 전남 공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권향엽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으로서 김혜경 여사를 수행하거나 일정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사천 논란과 관련하여 “순천, 광양, 곡성, 구례을 지역구의 공천은 전남 지역에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던 점,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의 경선 참여 등 공천이 전무한 점, 당헌 당규상 여성 30% 이상 공천 조항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공천한 것이지 친분에 의해 사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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