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예술이라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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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은 확실한 불황이다.
미술을 투자의 수단으로 보며 열광했던 바이어들은 물론 작가들까지도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은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또한 미국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주역인 뉴 뮤지엄의 머라이어 메이저 이사를 초대해 작가의 미래 가치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있었고 이런 역사적인 자리가 기록될 수 있도록 미술사학자까지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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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은 확실한 불황이다.
미술을 투자의 수단으로 보며 열광했던 바이어들은 물론 작가들까지도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은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불티나게 팔리던 작품 거래가 멈추며서 전시도 뜸해진 지금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지 다들 고민이 많다. 소위 먹히던 전략이 먹히지 않는 지금 우리 어떤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까.
얼마 전 미국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 제임스 로젠퀴스트에게 특별한 경사가 있었다. 2009년 작업실 화재로 상당수의 작업이 유실되어 작가가 큰 충격에 빠진 일이 있었는데 그 충격의 기록이자 사라진 작업들에 대한 추억으로 만들어진 대작인 'Geometry of Fire, 2011'이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품 목록에 오르게 된 것이다.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워낙 유명한 작가의 중요한 작업이 미술관에 소장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시선을 끌었던 것은 소장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이번 계기를 통해 작가와 작품의 의미와 가치가 더해지는 과정이었다.
이번 소장은 세계적인 갤러리스트 타데우스 로팍이 로젠퀴스트재단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많은 사람들은 갤러리를 단순히 그림을 사고파는 곳으로 본다. 하지만 진정 훌륭한 갤러리란 작가에 대한 꾸준한 지원과 연구를 통해 한 작가의 예술적·문화사학적 가치를 높이는 것을 그 핵심 역할로 한다. 가격은 높아진 가치에 동반해 상승할 뿐인 것이다.
로팍은 이번 계기 역시 그런 기회로 삼았다. 미술관 운영이 끝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VIP 행사 후 이어진 프라이빗 디너는 20명 정도 소규모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작가가 한창일 당시 구겐하임의 수장으로서 그를 지지했던 전 구겐하임 관장 리처드 암스트롱과 평론가이자 기획자로서 로젠퀴스트의 작업 파트너로 평생을 함께한 아내 미미 톰프슨로젠퀴스트, 소장 작품의 제작 과정에 어시트턴트로 참여했던 현 로젠퀴스트재단 이사 존 코베트, 작가를 제일 처음 발굴해 지원하던 전설적인 갤러리스트 레오 카스텔리의 미망인 바버라 카스텔리까지 작가 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분들을 모셨다. 또한 미국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주역인 뉴 뮤지엄의 머라이어 메이저 이사를 초대해 작가의 미래 가치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있었고 이런 역사적인 자리가 기록될 수 있도록 미술사학자까지 초대했다. 미술관에 작품 하나를 판 일은 이렇게 역사적인 사건으로 승화되었다.
단기간의 시세차익이 아닌 작가가 작고한 이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가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애정 어린 참여와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는 에드윈 알링턴 로빈슨의 말이 맞다면 예술은 영원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다. 영원한 가치는 한두 해의 호황이나 불황으로 잊힐 수 없다. 내가 산 작품의 가치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그건 예술이 아닌지 모른다.
[박원재 (주)아티팩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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