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국민의힘 입당에 박용진 "나만 살자는 비루한 정치"
장성철 "배지한번 더 달려고 당적 옮겨" 이재명 "국민들이 평가할 것"
한동훈 "지향점 다르지 않아, 다양한 사람 모여야 유능해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4선의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논란이다. 공천 과정의 문제점과 억울함이 있다 해도 자신의 이념이나 철학에 거리가 있는 여당행을 선택한 것은 “비루한 정치” “대의 명분이 없는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부의장과 지향점은 다르지 않으며 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유능해진다고 답했다.
김영주 부의장은 4일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며,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한 위원장 만남 사흘만에 입당을 결정한 과정을 두고 “3일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길었다”며 “결정을 빨리 내려야 저도 제 진로를 택할 수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거기에 대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입당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두고 “진영논리보다 생활정치를 위한 의정활동을 주로 해왔기에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 정치를 바꿔 보자는 한 위원장의 주장에 십분 공감하였다”며 “한 위원장의 제안을 수락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센터 소장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인이 진영을 옮기는 것은 썩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며 “김영주 의원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정권 당시 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민주당의 주류 세력보다 훨씬 더 노동자 편을 많이 들었다. 이념과 정책이 다른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과연 본인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장 소장은 “그냥 순전히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해 당적을 옮긴 거야'라는 개인적인 욕심 차원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 부의장이 탈당한 민주당 내 공천과정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박용진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좋게 안 보인다”며 “오늘만 살고 나만 살자고 하는 정치는 진짜 비루한 정치”라고 정면 비판했다. 박 의원은 “대의와 명분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탈당한다는 분이 생기니 '웬 떡이냐' 하고 달려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그렇고, 때는 이때다 하고 바로 손잡아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이상민 전 의원이나 김영주 의원님이나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도확장에 공감했다는 설명을 두고 박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을 찬성하는 분들이 많은데도 한 위원장이 내팽개쳐버렸고, 김건희 명품백 디올백 이름도 못 올리는 사람들이 무슨 중도확장과 민심을 얘기하고, 무슨 정치를 새롭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이 당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셨던 분들이 당으로부터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고 해서 당을 버리고 상대 정당으로까지 가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평가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비판에 외연이 넓어지고 유연해야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 문답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내면서 소득주도성장에 관해서도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던 분인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정책적인 면에서 모든게 다 같을 필요는 없다”며 “기본적으로 시장 경제 체제를 신봉하고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을 가진 분”이라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많은 부분에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의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영주 부의장 같은 분이 올 때 저희는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부의장이 오면 우리 외연이 넓어지고 더 유연하고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오늘은 4일 오후 김영주 부의장에 이 같은 비판에 대한 의견을 질의했으나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질의에 대한 답변을 아직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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