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인자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 올해는 없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마무리하는 국무원 총리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이 올해부터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
러우친젠 전인대 14기 2차회의 대변인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며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이번 전인대 이후 몇 년 동안 더는 총리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 대변인은 총리 기자회견을 없애는 대신 부장(장관) 기자회견 및 ‘부장 인터뷰’(장관이 전인대 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는 방식)의 횟수와 참가 인원을 늘려 정책 조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전인대 폐막 시점에서 이루지는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1991년 리펑 총리가 처음 실시하고 1993년 주룽지 총리 시절 정례화했다. 중국 서열 2위이자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원 수장인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은 취재 환경이 까다로운 중국에서 국가 최고위급 책임자가 기자들을 상대로 직접 질문을 받고 답하는 매우 드문 기회였기 때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고 리커창 전 총리가 2020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 했던 ‘소신발언’이 단적인 예다. 리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6억명의 월수입은 1000위안(약 18만5000원)밖에 안 된다. 1000위안으로는 중간 규모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리 전 총리가 언급한 수치는 그간 중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던 내용이었다.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리 전 총리도 이듬해 2021년과 2022년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민감한 질문에는 메모를 보면서 답하는 등 ‘준비된’ 답변으로 일관했다. 지난해 전인대를 통해 총리에 취임한 리창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올해부터 총리 기자회견 자체가 없어지면서 이 같은 모습은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양회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되면서 양회의 막이 올랐다. 전인대는 5일 시작된다. 정협과 전인대는 일주일 일정을 마치고 각각 10일과 11일 폐막한다. 이 기간 경제정책을 비롯해 중국의 주요 정책들이 발표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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