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대위 전환 속도전···공천 파동 잠재우고 ‘정권 심판론 띄우기’
“용광로 선대위” 이르면 다음주 출범
이해찬·정세균·유시민 등 위원장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 운동 체제로 당을 전환하고 있다. 4일 서울 종로에서 첫 지원 유세를 시작했고,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해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다음주 중 선대위를 띄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명횡사’ 비판이 커진 공천 작업을 속도전으로 마무리 지은 뒤 빠르게 ‘본선 모드’로 전환하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과의 본선 대결 구도를 통해 ‘불공정 공천’ 비판을 뛰어넘고, 윤석열 정부 심판론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를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후보 지지 유세를 했다. 오는 4월10일 총선을 대비한 첫 지원 유세다. 이 대표는 곽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힘을 합치자. 온갖 희한한 소리들이 난무해도 우리는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지 유세에 앞서 국회에서 이례적으로 긴 시간 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여론전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약 40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평소 기자들 질문에 잘 대답하지 않던 모습과 대조됐다. 이 대표는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권심판을 위해 힘을 합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공천 상황을 두고는 “백주대낮에 돈봉투를 받는 장면이 찍힌 정우택 후보도 공천됐다.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안보는 사이에 숨겨두는 사이에 국민의힘은 측근 공천, 검사 공천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역불패, 기득권 공천 그대로 하지 않고 있나. 그런 썩은물 공천, 고인물 공천 그리고 항의조차 제대로 못하게 하는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공천하고 있는 자신들을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에 대해선 “흐르는 물에는 소리가 나기 마련”이라며 “개혁에는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체제 전환도 예고했다. 그는 “선대위 체제로 넘어가야될 시점인데,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선대위의 기본적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다. 아직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민생을 망치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심판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고 그런 차원의 통합 용광로 선대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주제는 선대위 체제 출범 등 선거 전략 논의였다. 회의에 참석했단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선대위 구성에 대해 “특별히 사람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여러 계파든 세대든 대표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매머드급으로 하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선대위 출범은 다음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 유시민 작가 등 유력한 정치인들이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유력 정치인과 함께 ‘노장청’(노년·장년·청년) 등 세대를 조화롭게 할 수 있도록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선대위는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 소멸위기 같은 분야를 나눠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두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 체제로 전환한 배경에는 공천 파동을 빠르게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기자에게 “다음주가 되면 공천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모두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원들은 개별 후보보다 민주당의 승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본선으로 가면 결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 한 인사는 통화에서 “그동안 (공천 파동 등으로) 좀 원심력이 많이 작동했다면 오늘부터는 당이 이제 더 다시 단결 단합해서 윤석열 정권 심판하는 데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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