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한일 출생률 0.72 vs 1.26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4. 3.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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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항상 일본을 열심히 추격해서 앞서 나가곤 했는데, 출산율마저 이렇게 격차를 벌릴 줄은 몰랐다." '합계 출산율 0.72명'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진 지난달 28일, 이를 보도한 현지 기사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전날 일본이 지난해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인 75만명이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발표했음에도 한국 출산율에 적지 않은 위안을 받는다는 내용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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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저출생대책 펼친 日
일부지역 출산율 반등 효과
내년 세자녀 학비 전액지원
男 육아휴직 의무화도 추진
저출산위 수장 바뀐 한국
욕먹으며 정책 펼 각오됐나

"한국이 항상 일본을 열심히 추격해서 앞서 나가곤 했는데, 출산율마저 이렇게 격차를 벌릴 줄은 몰랐다." '합계 출산율 0.72명'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진 지난달 28일, 이를 보도한 현지 기사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전날 일본이 지난해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인 75만명이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발표했음에도 한국 출산율에 적지 않은 위안을 받는다는 내용도 많았다.

한국 이상으로 일본도 저출생·고령화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2022년 출산율은 1.26명, 오는 6월 발표되는 지난해 출산율 숫자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차원이 다른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한다. 당장 내년부터 자녀가 '세 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에 대해서는 대학교까지 모두 무료로 다닐 수 있게 된다. 또 저소득층에 지급되는 아동 부양 수당을 늘리고, 소득 상한선도 올려 더 많은 가구에 지급하기로 했다.

돈과 함께 각종 육아 대책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또 기업이 남성 육아휴직률 목표를 정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도 추진한다. 일본은 여성보다 남성 육아휴직 비중이 크게 낮다. 2022년 조사에서 여성의 80.3%에 비해 남성은 17.1%에 불과하다. 이를 사실상 강제 육아휴직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육아 문제 해결은 실제로 출산율 개선으로 이어졌다.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는 2013년부터 오전 5~8시에 출근해 오후 3시부터 퇴근하는 '아침형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또 오후 8시 이후 야근 금지, 주 2회 재택근무제 시행 등도 함께했다. 제도를 시행하기 전 여성 직원 1명당 0.6명에 불과했던 출산율은 2021년 1.97명으로 3배나 늘었다.

공동 육아 시스템인 '차일드 홈'을 통해 육아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하는 오카야마현 나기초 지역의 사례도 있다. 육아 부담을 덜자 이곳 출산율은 2.95명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가구의 절반이 세 자녀 이상을 키우고 있을 정도다. 출산율 제고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식 개선이다. 도쿄 벚꽃 명소인 신주쿠교엔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용한다. 벚꽃 기간에 공원 방문을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인데, 중학생 이하 자녀를 둔 가족이나 임산부 등은 여기서 예외다.

얼마 전 저출생 대책을 총괄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명됐다. 과연 그가 얼마나 반전을 이끌어낼지 궁금하다. 지지율이 바닥을 걷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저출생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이 극혐하는 증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 키즈 존'이 횡행하는 한국에서 욕먹을 각오로 일하지 않고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이승훈 도쿄 특파원 thot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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