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탈당” 말해놓고 잔류···이낙연, 맥빠진 광주 출마 선언
임, 전날엔 “탈당” 입장···새로운미래 ‘곤혹’
지도부 “이 대표, 여러 사람에 뒤통수 맞아”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4일 광주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광주전남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며 “심청은 아버지를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 그런 심정으로 광주에 왔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지역구에 출마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 출마해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의 자랑스러운 민주당은 이미 없어졌다”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제가 관찰하고 경험한 민주당 40년 역사에서 당내 권력의 이런 횡포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심한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은 이제까지 없었다. 민주당은 정권견제도, 정권심판도, 정권교체도 모두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주시민 여러분이 오랫동안 사랑하셨던 진짜 민주당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려 놓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한 사람만 빼고 현역 의원이 모두 탈락했다”며 “광주와 호남의 미래를 위해 큰 정치인을 만들자”고 했다.
이 대표는 광주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광주 경선이 마무리되는 다음주 중에 지역구를 밝히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4~6일 광주 광산갑(현역 이용빈 의원), 오는 7~8일 서구을(전략경선지), 오는 10~12일 서구갑(현역 송갑석 의원)에서 경선을 치른다.
이 대표 출마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잡혔다. 당초 이 대표는 전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지난 2일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가 확정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회동하면서 한 차례 연기됐다. 회동에서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이 공동으로 광주에 출마하는 안이 거론됐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이 결정할 시간을 달라고 해 이 대표가 기자회견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저녁 이 대표에게 “탈당은 하지만 광주 출마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는 명확한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임 전 실장이 이날 새벽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민주당 잔류의 뜻을 밝히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세력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길을 넓히기 위해서 많은 고심을 하고 노력을 했습니다만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다.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의 합류가 무산되자 더 이상 새로운미래의 총선 스케줄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늘 아침에는 (임 전 실장과) 전화가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표면적으로 “(임 전 실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속내는 곤혹스러움이 역력하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 보면 여러 사람한테 뒤통수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도 여러 번 문제가 틀어져서 당원들도 실망할 것 아니겠나. 그러니 이 대표도 직진하자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이 대표를 필두로 ‘광주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민 공동대표는 광주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110석도 어렵다고 한다. 이래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 되겠나”라며 “광주에서 이 질문이 시작돼야 한다. 광주시민들께 어떤 답을 갖고 있는지 질문을 드리는 것이 광주 도전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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