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탈당” 말해놓고 잔류···이낙연, 맥빠진 광주 출마 선언

탁지영 기자 2024. 3. 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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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고우면 않고 직진” 지역구 다음주 발표
임, 전날엔 “탈당” 입장···새로운미래 ‘곤혹’
지도부 “이 대표, 여러 사람에 뒤통수 맞아”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4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총선 출마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4일 광주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광주전남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며 “심청은 아버지를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 그런 심정으로 광주에 왔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지역구에 출마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 출마해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의 자랑스러운 민주당은 이미 없어졌다”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제가 관찰하고 경험한 민주당 40년 역사에서 당내 권력의 이런 횡포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심한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은 이제까지 없었다. 민주당은 정권견제도, 정권심판도, 정권교체도 모두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주시민 여러분이 오랫동안 사랑하셨던 진짜 민주당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려 놓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한 사람만 빼고 현역 의원이 모두 탈락했다”며 “광주와 호남의 미래를 위해 큰 정치인을 만들자”고 했다.

이 대표는 광주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광주 경선이 마무리되는 다음주 중에 지역구를 밝히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4~6일 광주 광산갑(현역 이용빈 의원), 오는 7~8일 서구을(전략경선지), 오는 10~12일 서구갑(현역 송갑석 의원)에서 경선을 치른다.

이 대표 출마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잡혔다. 당초 이 대표는 전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지난 2일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가 확정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회동하면서 한 차례 연기됐다. 회동에서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이 공동으로 광주에 출마하는 안이 거론됐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이 결정할 시간을 달라고 해 이 대표가 기자회견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저녁 이 대표에게 “탈당은 하지만 광주 출마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는 명확한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임 전 실장이 이날 새벽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민주당 잔류의 뜻을 밝히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세력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길을 넓히기 위해서 많은 고심을 하고 노력을 했습니다만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다.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의 합류가 무산되자 더 이상 새로운미래의 총선 스케줄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늘 아침에는 (임 전 실장과) 전화가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표면적으로 “(임 전 실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속내는 곤혹스러움이 역력하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 보면 여러 사람한테 뒤통수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도 여러 번 문제가 틀어져서 당원들도 실망할 것 아니겠나. 그러니 이 대표도 직진하자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이 대표를 필두로 ‘광주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민 공동대표는 광주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110석도 어렵다고 한다. 이래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 되겠나”라며 “광주에서 이 질문이 시작돼야 한다. 광주시민들께 어떤 답을 갖고 있는지 질문을 드리는 것이 광주 도전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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