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현역불패’ 공천에 인물난 처한 개혁신당, 지지율 정체 벗어날까
개혁신당이 지지율 정체 구간을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경기 화성을 지역구 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반도체 벨트’를 띄워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의 ‘조용한 공천’에 따른 인물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4일 경기 동탄호수공원을 찾아 화성을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의 화성을 출마는 개혁신당이 ‘반도체 벨트’에 무게중심을 본격적으로 싣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벨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자리한 경기 화성·평택·용인·이천 등 지역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앞서 화성 3선인 이원욱 의원은 옆 지역구인 화성정에, 삼성 출신 양향자 원내대표는 용인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반도체 벨트는 미래지향적 정책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데다 인접 지역 간 유세 지원으로 ‘바람’까지 일으킬 수 있는 ‘묘수’란 게 개혁신당 판단이다. 당은 화성을이 가장 젊은 지역구란 점을 들어 이 대표 당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문제는 낮은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2%포인트(p) 하락한 3.1%로 나타났다. 당 현역인 이 의원조차 “(비례대표를) 1석도 못 얻을 수 있는 정도”(이날 SBS 라디오)라고 말할 만큼 낮은 수치다. 지역구건 비례건, 정치인 거취의 주요 변수가 공천 및 당선 가능성임을 고려하면 인물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 현역 의원 추가 합류나 외부인재 영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낙연 대표를 필두로 한 새로운미래와의 결별로 현역 의원 숫자가 4명으로 준 후 추가 현역 영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입인재는 총선을 37일 앞둔 이날에야 1호로 김범준 전 부산대학교 특임교수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합류를 자신했던 창당 초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의 ‘조용한 공천’이 개혁신당의 반등 동력을 앗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국민의힘이 ‘현역불패’ 공천으로 현역 유출을 제어한 결과 개혁신당이 사람을 통한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에 따라 현역 탈당 사태를 맞은 야권 계열 제3정당들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탈당파 추가 합류를 기대하며 공천 발표를 미루고 화합책을 모색 중이며, 조국혁신당은 친문재인 진영 지지자를 흡수한 데다 컨벤션 효과까지 입어 지지율이 높다.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와의 결별 이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공관위원장으로 영입했지만 총선 정국의 이슈를 주도하는 데 실패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화제에서 밀리면서 여당과 차별화할 기회도 줄어들었고, 그렇다고 여당의 대안 세력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데도 실패했다. 현재로선 지지율 반등을 위한 묘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6일 마무리되는 당 지역구 공천 신청 및 7일 시작되는 비례대표 후보 접수 결과가 새 인물 영입 실패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한 계기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현역의 합류도 분수령이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22일을 기준으로 현역이 5명이면 선거보조금 25억여원을 받을 수 있다. 김철근 사무총장, 허은아 수석대변인, 김용남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 여부 및 출마 지역도 당 개혁성을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지금 30여일 남았는데, 선거라는 건 15일 사이에도 상황이 바뀌어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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