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손 놓은 이낙연, 親文 손잡고 ‘反明 연합’ 띄우나
‘기호 3번’ 가능성은? “지난 총선의 국민의당 돌풍까지 기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반발한 홍영표·설훈 의원 주축의 '반명(反이재명) 민주연합' 세력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은 '진짜 민주당'이란 기치 아래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위협할 '대안 플랫폼'을 만들겠단 각오다. 다만 총선 지휘권을 비롯한 당직 인선, 주요 인사들의 출마 지역구 등을 놓고 팽팽한 샅바싸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새미래, 홍영표·설훈과 통합 방향 협의…"일어설 시간"
4일 시사저널의 취재를 종합하면, 홍영표·설훈 의원과 김종민 대표 등 3인방은 최근 통합 방향성에 합의를 도출한 상황이다. 통합 세력의 간판으로 '민주연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설훈 의원은 통화에서 "세 명이 협의체를 통해 민주연합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세 민주계열 세력이 다 뭉친다고 보면 된다"며 "(당 명칭 등 여러 논의가) 다 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영표 의원도 새로운미래와 손을 잡을 각오를 굳힌 분위기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을 지키던 분들을 마지막까지 밀어내버린 건 '이재명 당'을 향한 야욕이 만든 비극"이라며 "마침내 일어설 시간이 다가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일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연합은 오늘내일 사이에 아마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 같다"며 "이낙연 대표도 '난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2일 지도부 긴급 비공개회의를 통해 민주당의 비명 세력과 연대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후 그는 주말 간 홍영표·설훈 의원과 직접 통화하며 연대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새로운미래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이 대표와 홍 의원 등이) 원래도 가까운 관계인 만큼 계속 통화하며 접촉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주 안에 이들과의 연대 여부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이 통합 방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부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민주연합 측에선 새로운미래에 흡수되는 것이 아닌 '세력 대 세력'으로 동등하게 합쳐지는 것을 원하고 있어서다. 또 출마 지역구나 유세전략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련해 민주연합 측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저희도 단순히 '이낙연당'이 아닌 '진짜 민주당'으로서 통합세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다 같이 긍정적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총선 주도권을 이낙연 대표와 홍영표·설훈 의원이 함께 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가 광주 출마를 확정하면서 당의 전국 유세를 통합 관리할 별도의 지휘관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관련해 홍영표 의원도 "(새로운미래와 통합할 경우 총선을 진두지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미래 측 관계자도 "이낙연 대표도 충분히 그런 부분에 있어서 희생할 준비가 돼있다"며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신속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기호 3번' 고지 선점? "이재명과 해볼 만한 싸움"
정치권에선 이들이 통합에 성공하면 '기호 3번'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제3지대에선 이들만큼 현역 의원들을 규합할 수 있는 세력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소위 '조용한 공천'으로 반사이익을 거의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지난 3일 출범한 조국혁신당도 민주당 현역 의원 규합보단 호남 민심을 겨냥해,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범야권 승리'를 이끌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새로운미래와 민주연대로 구성된 '비명 연합'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위협할 천적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낙연 대표도 라디오 방송에서 통합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며 "계획대로 '기호 3번'을 얻는다면 분명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특히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이 50%에 육박했다"며 "그때와 비슷한 상황인 만큼, 새로운미래 측도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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