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구 찾아 16번째 토론회…‘경부선’ 라인 중심으로 민심 훑기

유정인 기자 2024. 3. 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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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대구 등 지방 혜택 확실히 누리도록”
“대구경북신공항 2030년 개항 목표”
부산·대전·울산·창원·충남 거쳐 대구로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 여섯 번째,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대구를 찾아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대구를 비롯한 지방에서 혜택을 더 확실히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두루 언급하며 대구의 “혁명적 변화”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부산·대전·울산·창원·충남을 거쳐 대구를 방문하며 경부선 라인을 중심으로 지역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역의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한 지역 인재 TO(정원)를 대폭 확대해 지역 인재 중심의 의과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현재 110명인 경북대 의대 입학생을 250명으로 140명 늘려 교육부에 지원을 신청하겠다”면서 학습공간과 교원 확보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 걱정 마시고 의대 (정원) 확충만 해달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의사 증원은 필요조건”이라며 “지역 거점 의과대학과 거점 병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자는 확실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대구 지역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을 두고는 “차질없이 추진해 대구 교통망 혁신의 기폭제로 만들겠다”면서 “2030년 개항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신공항 건설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연계 고속 교통망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구-신공항-의성’을 연결하는 대구경북 신공항 광역급행철도를 건설하고 이 곳에 GTX급 차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구 서남부는 로봇과 모빌리티 산업 거점으로, 동부는 AI(인공지능)와 디지털 산업 거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달성군의 국가로봇스테이트필드 조성에 2000억원을 투입하고, 수성알파시티는 국가디지털 혁신지구로 조성해 연구개발(R&D)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을 대구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키우겠다”면서 “동성로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국립 뮤지컬 컴플렉스와 국립 근대미술관을 건립해 관광산업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말했다. 팔공산 국립공원 조성에는 1000억원 규모의 국가재정 인프라 투자를 먼저 시행한다. 이와 함께 “애국도시 대구의 상징”으로 국립구국운동기념관도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 건립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 대구의 역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구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는 과감한 지원을 펼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정신을 혁명적으로 바꾼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도 가까운 청도를 발원지로 하여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깃발을 올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이 많은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을 거듭 소환하면서 보수 민심에 소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는 올해 업무보고를 겸해 열린 16번째 토론회다. 수도권 외 지역으로는 6번째다. 윤 대통령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돌며 초반 10번의 토론회를 한 뒤 지난 달 13일부터 지역 곳곳을 다니며 민생 토론회를 열고 있다.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울산, 창원, 충남 서산을 거쳐 이날 대구에서 토론회를 했다. 경부선 축을 중심으로 오가면서 충청권,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의 민심을 훑었다. 호남과 강원권은 아직 찾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역 현안과 연계해 호남 등 전국을 두루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단 초반은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있는 경부권 지역들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를 마친 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기념식에 참석해 “저에게 대구와 경북은 각별한 곳”이라며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기념사에서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도,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배운 곳도 바로 이 곳이다. 어려울 때마다 대구시민, 경북도민께서 늘 큰 힘을 주셨습다”면서 “대구와 경북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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