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빅배스 단행 기업 희비 갈렸다…1000억원대 품질비용 반영한 현대모비스 23%↑
빅배스는 ‘큰 목욕’이라는 의미로 기업의 부실요소를 한 번에 반영해서 위험요인을 없애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회사 경영진이 교체된 직후 전임자 재임 기간 발생한 잠재손실을 털어내기 위해 사용된다. 빅배스를 통해서 손실을 일시에 털어내면 그 기저효과로 이후의 실적을 부각하는 효과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구매본부장(부사장)을 맡았던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 수장으로 부임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에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현대모비스는 이튿날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23.53% 상승했다.
현대모비스의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은 52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77% 줄어들었다. 실적 발표 이후 현대차(30.62%)와 기아(25.73%)의 상승 폭에는 못 미치지만 코스피 상승률(7.9%)은 훌쩍 넘었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같은 날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엘앤에프는 위 기간 주가가 5.21%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률을 하회했다.
엘앤에프와 GS건설 모두 각각 지난해 4분기에 적자 전환하면서 2804억원과 19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직전 분기에 불량 문제가 제기되는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전기차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쏘렌토 후방카메라 등의 품질비용을 반영했다.
사후관리(AS) 부문의 트레일러 견인 장치(Tow Hitch Harness)의 품질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약 1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최근까지 알려진 품질 관련 문제를 선제적으로 반영했고, 최근 ‘만년 적자 사업’으로 꼽히던 수소 사업 부문을 현대차로 이관하면서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받고 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회계적으로 예상되는 품질 비용을 지난해 4분기에 반영을 했고 앞으로 물류비가 정상화되면서 이익 증가의 관점에서 현대모비스는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엘엔에프는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인식하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나타냈다.
엘앤에프에 따르면 제품·반제품에서 905억원, 원재료에서 1603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상장한 파두가 ‘몸값 부풀리기’ 논란에 휘말리기도 하면서 이전상장을 앞두고 재고평가손실 대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엘앤에프의 실적 반등이 단기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재고 소진을 이룰 만큼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재고평가손실이 앞으로 축소는 되겠지만 당분간은 재고평가손실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강도 쇄신에 나선 GS건설은 원가를 보수적으로 재점검하는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실적 정상화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예정원가율 조정이 있었고, 쇄신 차원의 전수조사도 마치면서 공정 지연으로 인한 매출 부진은 앞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빅배스를 통해 예정원가율을 상향 조정했지만 당장 마진율 자체가 정상으로 돌아온 상황은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 구간을 거치면 주가도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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