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보고 유적지를 다녀와서...조경호 서울보인중 교장

권정식 2024. 3. 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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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체육청소년연맹 임원진 2월19일부터 중국 장보고 유적지 답사
장보고 유적지 해신상 앞에서 답사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경호 서울보인중 교장

2024년 2월 19일, 풍랑으로 인하여 세 번에 걸쳐 연기되었던 장보고유적지 답사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처럼 부푼 마음으로 인천항에 도착해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일정을 안내받던 그 순간은, 어김없이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 듯 설레어 설명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었다.

처음 타보는 대형 페리호, 그것도 중국(산둥성)으로 간다는 사실만으로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시간의 비행거리이지만, 10시간이 넘게 배를 이용해서 간다는 사실이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1500명이 탑승하는 배의 크기를 보고, 걱정은 어느새 마음 저편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5월에 체험하게 될 장소를 미리 답사가는 것이라 기분마저 학생 신분으로 느끼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여겨졌다.

어느새 일행 대부분은 서로 친한 선·후배가 되어 대화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우리 아이들도 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이러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피곤한 몸을 침대에 맡기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새벽에 선체의 심한 흔들림으로 저절로 눈이 떠져 멍한 기분으로 울렁거림을 감수해야만 했다. 비바람과 높은 파도가 선체를 심하게 때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런 안내 방송이 없는 것으로 보아선 안전한 걸까? 처음 타보는 배라서 너무 예민한 걸까? 처음으로 본 조타실(배 운항실)을 학생들도 견학할 수 있다니 좋은 공부가 될 수 있겠다.

저 멀리 바다가 붉어지고 서서히 파도가 잠잠해지면서 석도항에 도착하여 육지에 발을 디디는 순간, 속 울렁거림이 봄바람에 눈 녹듯이 사그라들었다.

첫 일정은 위해에 있는 대광화국제학교(교장 김춘명) 교육 과정과 시설 견학이었다. 비록 방학 기간이라 학생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교감 선생님과 일부 교사들의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로 궁금한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광화국제학교는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삼아 참여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임무라 하였다.

협업을 통한 혁신이 국경을 초월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기 방식대로 혼자 일하고, 필요한 기술을 혼자 배우는 시대는 지났다. 미래 사회는 남과 더불어 살아가며 협력하는 능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나 정신력, 다양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고루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성향이나 꿈, 태도 등이 우리 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매우 자기중심적이며, 자기표현과 개성이 매우 강하다. 또한 열정에 따라 동기부여를 받아 움직이며, 페이스북이나 주변 친구들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

이번 답사를 통해서 내내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돈 것은, 우리 학생들과 대광화국제학교 학생들이 만나 젊음이라는 공통점을 하나로 이끌어 내어 지속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것이었다.

우리 속담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우물에 사는 개구리는 다른 세상을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가 살고 있는 우물이 가장 좋고 넓은 줄 알면서 살아간다.

이런 상황은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많이 보고, 듣고, 알아서 인생을 폭넓고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청소년들이 꾸준히 해야 할 일이고,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교육자들의 몫이다.

대광화국제학교 견학을 마친 다음날부터는 제법 눈이 내리고 바람도 불어, 진시황유적지 및 중국 최동단인 성산두와 야생동물원 견학을 할 수 없어 못내 아쉬웠다. 중화 5천년 테마공원인 화하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대체 일정으로 LED 조명을 활용한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시킨 수족관과 돌고래쇼를 관람하며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장보고유적지인 적산법화원과 1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해초마을을 견학하였다.

장보고는 천한 신분인 신라인으로 당나라 군대에 입대하여 무령군 소장이 되었지만, 신라로 다시 돌아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하여 노예 매매를 근절시키고 한·중·일 해상 무역로를 열었던 인물이다.

드넓은 기상과 용맹함으로 자신이 처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동남아시아 세계의 교역을 주름잡았던 당당한 선조를 통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자기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고 창조한다는 신념으로 노력하도록 조언을 해주는 것이, 또한 우리 교육자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원주민 해초마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초마을의 집들은 둥글거나 네모난 커다란 돌로 벽을 쌓고 지붕은 해초를 두텁게 올려 마치 우리나라의 초가지붕을 보는 듯하였으나, 그 자연스러움이 하얗게 쌓인 눈과 어우러져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 이런 해초지붕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아 오염이 없는 원초적인 건자재라고 한다.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환경은 우리의 생명이요 삶의 터전으로서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 온 이 자연환경은 사람들의 파괴와 훼손이 가속화되고, 무관심 속에 오염이 심화되어, 이제 그 피해가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요 참된 삶의 지름길임을 해초마을을 거닐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이사장 유범진)과 서울시체육회(회장 강태선)이 주최하고, 스포츠한국, 화동훼리, 서진항공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리더의 자세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중국의 발전상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오늘날 삶의 방향을 역사에서 배우고 구하는 이유는 역사의 본질을 기억하며, 왜곡되지 않은 흔적과 발자취이기 때문임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알아가길 바란다.

답사 참가자 뒤로 보이는 하화성이 웅장하다. 
답사 참가자들이 화동훼리 조타실을 둘러보고 있다.  

 

 

스포츠한국 권정식 jskw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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