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태양광 때문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 수익성 ‘뚝’

중국산 저가 태양광 모듈이 시장을 파고들면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까지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가 분기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9개 분기만이다. 지난해 매출은 5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 줄었고,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80.5% 감소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고출력 태양광 모듈의 모습. /HD현대에너지솔루션 제공

최근 1년 새 HD현대에너지솔루션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태양광 모듈 업황이 악화하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태양광 전문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달 28일 와트(W)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평균 가격(0.191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태양광 모듈 가격은 2분기 0.176달러, 3분기 0.140달러, 4분기 0.119달러 등 계속 내려가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음성에 연간 1.4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생산시설을 갖추고 내수를 비롯해 유럽과 호주, 미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제품이 풀리며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수출 지역이던 유럽 및 호주 수출액은 지난해 1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3%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계기로 시장이 커지는 미국 내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미국향(向) 매출액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98억원 대비 92.5% 감소했다. 같은 모듈 사업자인 한화솔루션이 북미 공장을 필두로 미국 내 영향력을 넓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에서 전년 대비 각각 18.8%, 62.3% 늘어난 매출 6조6159억원, 영업이익 5682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은 태양광 모듈 와트(W)당 7센트의 세금을 감면해준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약 2000억원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외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아프리카 앙골라 지역에 태양광 모듈 130㎿를 422억원에 공급하기도 했다.

다만 주력 수출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아 당분간 실적 악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는 태양광 공급과잉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의 신규 설치 수요가 392GW(기가와트)인데 반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모듈 생산 능력은 768GW에 달했다”며 “중국의 모듈 생산 능력은 2025년 이후 1000GW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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