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풍자한 SNL, 대통령실에서 다큐로 받아들일까 걱정"

장슬기 기자 2024. 3. 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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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SNL 대통령 경호원 입틀막 풍자 관련 메시지…"자유로운 정치풍자 응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시즌5 1화의 한 장면 갈무리.

지난 2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5 1화에서 윤석열 대통령 경호원들의 '입틀막(입을 틀어막고 끌고나가는)' 사건을 풍자하자 정치권에서 자유로운 정치풍자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신하섭 진보당 부대변인은 4일 국회 브리핑 <'입틀막' 풍자한 SNL, 괜찮으시겠어요?>에서 “권혁수 배우가 합창 중 애드리브을 넣자, 경호원들이 이를 끌고 나가는 장면으로 윤 대통령으로 분한 김민교 배우가 끌려 나가는 이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도 포인트”라고 SNL 내용을 소개한 뒤 “많은 국민에게 웃음을 준 장면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우려도 된다”며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풍자는 권리'라고 했지만, 정작 지금의 대통령실에서는 이를 '예능이 아니라 다큐'로 받아들일까 걱정된다”고 했다.

▲ 지난달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 도중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해달라”라고 말하는 순간 경호원이 입을 막고 있다. 사진=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SNL코리아'에 출연해 “대통령이 된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냐”는 주기자(배우 주현영)의 질문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이날 김민교씨 대사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지켜야 하며, 이를 위해 “SNL의 권리”를 위협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신 부대변인은 “이런 걱정이 비단 기우는 아닐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 아래 틀어막혀지는 것은 입뿐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은 지난 1월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사지를 들어 강제로 퇴장시켰고, 지난달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석사과정 졸업생이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자 역시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이 입을 틀어막은 채 강제퇴장시켜 경찰서로 연행했다. 지난달 1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서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입을 틀어막혀 끌려나간 사실이 지난달 21일 뒤늦게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MBC가 일기예보에서 민주당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해 민주당 선거운동을 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며 비판했고, 방통심의위 선거방송심의위는 출연자가 '김건희 특검법'을 언급하며 '여사'를 붙이지 않았다며 SBS에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신 부대변인은 “강성희 국회의원, 카이스트 졸업생, 의사뿐 아니라 '숫자 1', '여사 호칭 누락' 같은 얼토당토않은 핑계로 언론에도 재갈을 물리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보당은 자유로운 정치풍자를 응원한다”며 “비판은 국민의 권리다. 귀 기울여 듣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의무”라고 했다.

신 부대변인은 또한 <김건희 연루 도이치모터스 재판마저도 입틀막인가?> 브리핑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이 총선 이후로 연기된 것에 대해 “특검 부결에 이은 재판 연기, 지금 대한민국에 삼권분립이 존재하기는 하나”라며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입법무와 사법부가 대통령 부인이라는 단 한사람 존재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SNS에서는 이른바 '입틀막'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다는데, 거꾸로 절대로 입을 닫아서는 안 될 사법부마저 그 챌린지에 동참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라며 “상식적으로 이 기이한 사법부의 '입틀막 챌린지' 동참이 과연 자발적이겠나”라고 비판했다.

신 부대변인은 MBC 날씨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무리 편향방송 MBC라도 선을 넘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신 부대변인은 “한 위원장 스스로 평가했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전후 과정의 분명한 아쉬운 점, 국민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들'이 사라지기는 커녕 계속 커지고만 있다”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이 특수하고 이상한 상황들, 누가 보더라도 '선을 넘은 것' 아닌가”라고 했다.

▲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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