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영주, 남는 임종석…민주당 '호남 민심' 출렁
임종석, '당 입장 수용' 민주당 잔류 의사
민주당, '호남 지지율' 대폭 하락…李 '총선 낙관론' 주장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현역 하위 평가에 반발한 중진 의원은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는가 하면,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된 친문계 대표주자는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당 지도부는 여당에 비교해 민주당의 공천이 공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권의 민주당 지지율이 대폭 하락해 눈길을 끈다.
이날 오전 4선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전날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 정치를 바꿔보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주장에 십분 공감했다"며 국민의힘 입당 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일 한 위원장과의 만찬에서 국민의힘 입장 제안을 받았다. 김 부의장 17대 국회에선 비례대표를, 19·20·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민주당 소속 국회부의장을 맡기도 했다. 앞서 그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에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지난 3일 "안타깝고 아쉽다"면서도 "(현역의원 평가에) 공직자 윤리 항목이 50점이 만점인데 (김 부의장이) 채용 비리 부분에 대해 소명을 하지 못해 50점을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가 됐다고 한다"며 김 부의장의 '0점 평가'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반면 최근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컷오프돼 강한 반발 의사를 밝혔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임 전 실장은 민주당 전략공관위가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것을 재고해 달라며 민주당 탈당 의사까지 내비친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고 설훈·홍영표 의원 등과 함께 '민주연대' 관련 통화를 나눈 사실 등이 알려졌으나, 결국 민주당 잔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설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이) 아마 (민주당 탈당에서 잔류로) 생각을 바꾼 것 같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비교해 민주당은 '공정한 공천'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도중 "민주당 공천에 대해 왜 항의가 없겠나. 그러나 우리는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는다. 최대한의 경쟁을 보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공천 갈등도 '물갈이'에서 생기는 '물 흐르는 소리'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차범위를 넘어 국민의힘에 지지율로 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지지율이 내려앉으며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은 46.7%로 39.1%였던 더불어민주당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지지율에서 앞섰다(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6%).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9%p 앞섰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최대 6%p) 밖으로 지난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 무렵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3%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주 조사에서 기록한 67%보다 한 주 만에 14%p 하락한 수치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CATI) 진행, 응답률은 15.8%. 기사에 인용된 두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민주당 지도부는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민심이 기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당장의 위기론은 극복될 문제라는 입장이다. 당내 계파 갈등의 핵심으로 꼽혔던 임 전 실장이 탈당이 아닌 잔류를 택했으니, 한동안은 소란이 잠잠해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시간이 지나고 수습국면에서는 아마 (여야) 후보 간 비교가 이뤄지는 시점에서는 국민들께서도 생각을 바꿔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상황실장도 KBS 라디오에서 "현재의 공천 진통을 잘 정리하고 정책 대결로 국민들이 국정 무능을 엄하게 다스릴 수 있는 환경을 빨리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소란은)어쩔 수 없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공천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당 상황도 안정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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