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당 결정 존중”…이재명 “어려운 결단, 정권심판 힘 합치자”

任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
페이스북에 한 줄 메시지
이석현 “어제까지 탈당 약속”
전현희 “결단 존중하고 환영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싶어”
친문 좌장 홍영표는 탈당 임박
“이번 주중에는 결단 내릴 것”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의 결정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치고 나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4·10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시사했다.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당에 남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재명 대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고 정권 심판에 힘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짧게 글을 남겼다. 탈당이나 향후 거취 등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임 전 실장의 메시지는 당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과제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는 한발 양보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연휴 기간인 지난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임 전 실장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컷오프 결정을 유지했다.

임 전 실장은 이후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향후 거취를 논의하는 등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저녁에 이낙연 대표가 임종석 실장한테 전화했을 때만 해도 탈당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간밤에 임 전 실장의 결정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전 실장의 수용 의사 표명에 이재명 대표는 즉각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본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주신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현재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 고맙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이 사실상 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이를 공천 갈등 봉합의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도 보인다. 중·성동갑 전략공천을 받은 전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의 당의 결정 수용 결단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저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한 중·성동갑 승리를 향해 모든 힘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전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저도 종로에서 그만둘 때 비슷한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충분히 심정을 이해한다”며 “조만간 빠른 시일 내 찾아뵙고 이번 중·성동갑 선거에서 수락해주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강기정 광주시장은 “민주당의 분열이 커져서 광주시민들의 걱정이 더 커져 간다”며 “임 전 실장의 백의종군을 계기로 민심을 헤아리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한편 친문 좌장격으로 인천 부평을 공천에서 역시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은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탈당 질문에 대해 “결단을 이번 주중에는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미 탈당한 설훈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연합’은 물론 새로운미래와도 향후 거취를 논의하고 있다. 홍 의원은 “선거 포스터에 기호가 있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정당 형태로 가야 함께 하는 분들이 선거에서 좋은 조건이 된다고 본다”며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임 전 실장의 당 잔류로 인해 민주당 비주류의 공동 행동에는 다소 힘이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함께 하는)현역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