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식민지배 사죄’ 무라야마 전 총리, 100세 생일···“평화 이어져야”
일제강점기 한반도 식민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로 잘 알려진 무라아먀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지난 3일 100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최근 생일을 앞두고 일본을 향해 ‘평화주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NHK 등은 이날 무라야마 전 총리의 생일을 맞아 그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생일을 앞둔 지난 1일 “100세라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일본이 언제까지나 평화로운 나라로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전 소속 정당인 사회민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라야마 전 총리의) 생일을 축하드린다. 평화의 실현을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8월 일본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 식민지배를 사죄하는 내용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같은 해 참의원 본회의에서 ‘한일합방(경술국치의 일본식 표현) 조약은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됐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집권한 뒤로는 개헌 등 일본의 우경화 행보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제강점기인 다이쇼 시대(1912~1926년)에 태어나 생존해 있는 유일한 전 총리로, 생존 총리 중 최고령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에서는 앞서 히가시쿠니 나루히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100세 이상 장수를 누린 뒤 별세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데이케어 등을 받고 있으나,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낮시간에 산책을 즐기고, 하체운동인 ‘스쾃’을 습관으로 삼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의 장수 비결과 관련해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라며 “가족과 보내는 것을 행복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건강에 유의하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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