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연주한 38人… 고른 기량 선보여

젊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무대였다. 지난 2월 20일~23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7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는 끼와 재능으로 무장한 38명의 신예 음악가들이 화려하게 데뷔한 자리였다. 전국 음악대학에서 실기 우수자로 선정된 연주자들답게 저마다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그중 ‘올해의 신인’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바리톤 임하린에게 주어졌다. 그는 앙리 뒤파르크의 곡을 부르며 도전적인 발자취를 뽐냈다.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호흡과 명확한 가사 전달로 앞으로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비록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든 뛰어난 연주자들이 많았다. 이동열(첼로·한예종)은 무대를 휘어잡는 빼어난 원숙함을 보여줬고, 지현규(피아노·한예종)는 평론가 전원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작곡의 경우 대부분 앙상블과 지휘자를 동원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구성했다. 해금 연주자로 직접 연주에 참여한 황재인(작곡·서울대)과 자신의 곡을 지휘한 장지훈(작곡·영남대), 작곡 전공자들의 연주로 무대를 꾸린 유상민(작곡·한양대), 여성 지휘자가 이끄는 앙상블을 선보인 김태영(작곡·이화여대) 모두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무대였다.
국악 분야에서는 이성재(대금·추계예대), 강현지(해금·서울대), 한윤경(판소리·한양대), 문예린(가야금·이화여대)이 깊은 소리를 들려줬다. 모두 우수한 기량을 보여준 만큼 이번 공연에 국악 연주자가 많지 않은 점은 아쉽게 다가왔다.
기악에서는 박경(첼로·연세대), 박민희(피아노·숙명여대), 김동우(피아노·중앙대), 장윤서(피아노·이화여대) 등이 다소 실험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이서영(클라리넷·서울대), 장윤지(비올라·서울대), 김예닮(플루트·한양대) 등은 악기를 다루는 기량이 돋보였다.
성악에서는 김우겸(테너·서울대), 문진홍(바리톤·연세대), 이해원(바리톤·경희대) 등이 호쾌한 소리로 실력을 증명했다.
이번 신인음악회에서는 대체로 고루 하지 않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려는 젊은 노력과 열정이 느껴졌다. 아직 무대 경험이 적음에도 훌륭한 무대 매너와 더불어 남다른 끼를 발산하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년보다 연주 수준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으며, 코로나 19 이후 완전하게 되찾게 된 일상을 반영하듯 전반적인 실기 기량이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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