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위한 프로그램의 부재… 2049 시청률의 늪

정한별 2024. 3. 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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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프로그램들이 전체 시청률만큼이나 2049 시청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러 예능을 홍보해 온 한 관계자는 본지에 "2049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장년층, 노년층은 트렌드 지수와 거리가 멀다. 자녀 교육비 등 고정적인 지출이 커서 소비 스타일이 잘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면 2049는 TV에 영향을 받아 달라질 수 있다. 광고주에게 뭔가 발표할 때도 이들의 시청률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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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 시청률 주목하는 예능 프로그램들
광고주들 주요 지표…소비 스타일 변화 잦기 때문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는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는 2049 시청률이 타깃 시청률이라고 알린 바 있다. SBS 플러스, ENA 제공

많은 프로그램들이 전체 시청률만큼이나 2049 시청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익을 위해서는 광고가 중요한데, 광고주들이 이 연령대의 관심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SBS '런닝맨' 측은 지난 25일 방송과 관련해 "타깃 지표인 2049 시청률 2.7%(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해 동시간대 예능 1위를 굳건히 지켰고, 이날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2049 시청률 톱3에 랭크됐다"고 말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은 지난 26일 방송과 관련해 "월요일 방송된 프로그램 중 뉴스를 제외한 전체 프로그램에서 2049 시청률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파트404' '유 퀴즈 온 더 블럭' '놀라운 토요일' 등을 선보이고 있는 tvN은 2049가 타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는 ENA와 SBS 플러스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 또한 2049 시청률이 타깃 시청률이라고 알린 바 있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까지 2049의 반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많은 방송국들이 2049 시청률에 주목하는 걸까. 그 이유는 광고와 맞닿아 있다. 프로그램들은 2049 시청률과 관련해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인 동시에 채널 경쟁력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말한다.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만큼 시청률이 2049의 반응을 정확하게 반영하긴 어렵지만 객관적인 정보라는 점에서 시청률은 큰 신뢰성을 갖고 있다.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가 상담을 해주는 '진격의 할매' 등으로 한때 실버 예능 열풍이 불어오기도 했으나 그 힘은 많이 약해진 추세다. 채널S 제공

너도 나도 2049에 관심을 갖다 보니 그 위의 연령대는 외면받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가 상담을 해주는 채널S '진격의 할매', 국민 할배들이 출연하는 MBN '그랜파' 등으로 한때 실버 예능 열풍이 불어오기도 했으나 그 힘은 많이 약해진 추세다. 최근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데이팅 프로그램도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다.

OTT 예능, 유튜브 예능의 등장으로 콘텐츠 자체는 다양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장년층, 노년층은 볼 게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중이다. '탑골스타 개청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박진우 PD는 본지에 "트로트 예능이 유행하며 젊은 층에게선 트로트가 지겹다는 평도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TV를 틀면 트로트 말고는 딱히 볼 게 없는 중장년층의 삶은 미디어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규 역시 2049 시청률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돼 있는 현 상황과 관련해 안타까운 상황을 표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방송국은 정신 차려야 한다. 시청률 조사할 때 2049를 조사하더라. 천만의 말씀이다. 돈은 50, 60, 70대가 가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많은 방송 관계자들 또한 이러한 비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큰 변화는 생기지 않고 있다. 여러 예능을 홍보해 온 한 관계자는 본지에 "2049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장년층, 노년층은 트렌드 지수와 거리가 멀다. 자녀 교육비 등 고정적인 지출이 커서 소비 스타일이 잘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면 2049는 TV에 영향을 받아 달라질 수 있다. 광고주에게 뭔가 발표할 때도 이들의 시청률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돈이 되는 프로그램의 제작에 관심이 크게 집중돼 있는 현 상황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배제되는 연령대 없이 모두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방송국이 대중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지 않을까.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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