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미 영정에 놓인 보고서…“삼성 사업장 전체로 안전대책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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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유미씨 영정 앞에 보고서를 놓고 왔습니다. 17년 전 유미씨를 시작으로 삼성에서 화학물질로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그 배경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큽니다. 특히 반도체를 넘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을 인정하고 예방해야 하는 이유가 확인된 겁니다."
이종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노무사)가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동안 조사와 연구를 통해 내놓은 '삼성_전자 계열사 노동안전보건 실태조사 보고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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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유미씨 영정 앞에 보고서를 놓고 왔습니다. 17년 전 유미씨를 시작으로 삼성에서 화학물질로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그 배경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큽니다. 특히 반도체를 넘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을 인정하고 예방해야 하는 이유가 확인된 겁니다.”
이종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노무사)가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동안 조사와 연구를 통해 내놓은 ‘삼성_전자 계열사 노동안전보건 실태조사 보고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황유미씨의 17주기(3월6일)를 맞아 유해화학물질 사용과 이로 인한 직업병 문제를, 그간 큰 주목을 받은 반도체 부문을 넘어 삼성 전반의 생산 과정으로 확대해 살펴야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과 관련해 문제가 됐던 발암성 물질, 생식독성 물질이 배터리나 휴대전화 같은 삼성의 다른 제품 생산 과정에 쓰이는 화학물질 중에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령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 부분의 경우 생산에 쓰이는 총 77개의 유해화학물질 중 발암물질 비중은 16%, 삼성에스디아이 배터리 사업 부문의 경우 43개의 화학물질을 사용했는데 이 중 발암물질이 23%였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칩 제조에 사용하는 화학물질 146개 중 발암물질 비율이 12%인 것에 견줘 더 높은 수준이다. 생식 독성 물질 비중도 반도체 사업장보다 배터리나 휴대전화 생산 사업장에서 더 높았다. 이들 물질은 희귀 암이나 태아(2세) 산재 등 삼성 반도체 직업병 사건에서 논란이 된 물질들이다.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2018년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 방안에 합의하면서 유해화학물질 사용 금지(대체) 등 반도체 생산 과정의 노동자 위험을 막기 위한 변화는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부문과 달리 휴대전화 등을 제조하는 무선통신이나 가전 사업 등에서 쓰이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은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상수 반올림 활동가는 “삼성이 발표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 관련 주요 대책은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다”며 “‘중대유해물질 입고 금지제’와 같은 독성 물질 대체 사업을 다른 전자 사업장 전체로 확대하고, 가전이나 무선통신 등을 생산하는 광주와 구미 사업장에서는 환기시설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보고서는 반올림뿐 아니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조 산하인 삼성 에스디아이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판매지회 등 삼성의 다양한 노동조합이 힘을 보태 만들었다. 조사 과정에서 1800명 넘는 노동자 설문과 인터뷰가 가능했던 배경이다. 이종란 활동가는 “무노조 경영이 가장 위험한 발암 요인이 아니냐는 말을 해왔었는데, 결국 삼성의 여러 계열사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함께 안전 실태를 논의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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