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 8부능선…강남·영남 등 남은 50곳, 누구에게
국민의힘의 4·10 총선 지역구 후보자 선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다. 공천 작업을 80% 가량 마친 상태로 아직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지역구는 59곳이다. 여당의 '텃밭'에 해당하는 서울 강남구갑과 영남권 나머지 지역의 공천장을 누가 거머쥘지 주목된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현재까지 지역구 254곳 가운데 195곳(77%)에 대한 후보자 공천을 완료했다. 아직 당을 대표해 출마할 인물을 확정짓지 못한 지역구는 59곳이다.
이 가운데 30곳의 경우엔 아직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경선 또는 단수공천 등 공천 방식도 결정하지 못했다. 이 30곳 중 가장 크게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서울 서초구을과 강남구갑·을·병이다. 대구·경북(TK)의 5곳 부산·경남(PK)의 3곳도 공천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먼저 서울 서초구을과 강남구병은 현역인 박성중 의원과 유경준 의원이 각각 공천을 신청해 경선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서울 강남구갑과 강남구을은 각각 태영호 의원이 구로구을로, 박진 의원이 서대문구을로 자리를 옮긴 상태로 전략공천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밖에 △대구 동구갑 △대구 북구갑 △대구 달서구갑 △경북 안동시·예천군 △경북 구미시을 △부산 서구·동구 △부산 북구을 △울산 남구갑 등 영남권 지역 여러 곳도 아직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 북구을만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지역이다.
부산 북구을은 최근 선거구 획정에 따라 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분구된 곳이다. 북구·강서구을은 당초 김도읍 의원이 공천을 받은 곳으로, 김 의원은 이번 분구에 따라 북구을과 강서구 중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 의원을 강서구에 출마하게 하고 북구을에 새 인물을 투입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도전지(험지)로 인식되는 경기권 공천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경기 남부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강세로 평가된다. 부천시 갑·을·병, 하남시 갑·을, 화성시 을·병·정 등 10여곳의 공천 방식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짓고 비례대표 공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역 교체가 미진해 쇄신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텃밭인 영남권에서 재선 이상 현역 의원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영남권 지역구 현역 중 경선에서 패배한 6명은 모두 초선이었다.
이에 공관위는 국민추천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추천제는 일반 유권자 등 외부의 추천을 받아 공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조만간 국민추천제를 적용할 지역구를 선정하고 추천 및 공천 방식 등 세부적인 규칙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오디션 방식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정치적 텃밭인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 등에 국민추천제를 적용해 새로운 얼굴을 적극 발굴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만큼 부담 없이 새로운 얼굴을 선보여 흥행을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여성이나 청년들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주 중 남은 공천 지역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추천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전날 "(아직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30곳도 4곳은 많은 부분이 결론이 나 있어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 4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서울 4곳(중구·성둥구을, 중랑구갑, 노원구갑, 강동구갑) △부산 1곳(사하구을) △대구 1곳(동구·군위군을) △인천 1곳(연수구을) △울산 1곳(중구) △경기 6곳(수원시무, 광명시갑, 파주시을,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갑, 안산시을, 고양시을) △강원 2곳(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충남 2곳(천안시을, 천안시병) △경남 2곳(창원시의창구, 김해시갑) 등 21곳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구을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공천할 것이 확실시된다. 박 전 장관은 서울 영등포구을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이 결정되자 경선 포기를 선언했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한동훈 위원장으로부터 강서을에서 싸워 승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김성태 대표님이 시작하신 고도 제한 완화와 마곡 개발의 숙원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썼다.
한 위원장은 이날 "승리하기 위해 뛸 수 있는 모든 분들은 최선을 다해주셔야 한다"며 "박 전 의원이 결단을 내려주신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후보가 된다면 박 전 의원과 김 전 대표와 제가 손을 잡고 최선을 다해 지역민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을 내고 주권자인 시민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갑에는 지난달 민주당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 공천이 유력하다. 김 부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는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알리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소속이면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균형적 감각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해 온 분인데 이재명의 민주당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공천관리위원회 등 시스템에 따라 잘 판단해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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