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관두지 뭐" "수능 다시 볼래"…꿈쩍 않는 전공의 9000명
"의사 안하면 그만" 복귀 움직임 미미…현장 혼란 가중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법적 처분 실행이 임박하면서 병원 현장에서의 큰 혼란이 예고된다. 정부가 법적 처분을 무효로 하겠다며 복귀 시간을 준 '데드라인'(2월 29일)이 지났지만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가 9000명에 달해서다. 정부는 예외 없이 미복귀 전공의 전체를 대상으로 법적 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일부 전공의 사이에선 '면허가 취소돼도 의사 그만하겠다', '차라리 수능 다시 봐서 이공계로 진학하겠다'는 분위기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100개 수련병원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총 565명(오후 5시 기준)으로 전체 1만3000명 대비 4.3%)이다. 아직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오전 11시 기준)으로, 전체 전공의의 71.8%를 차지했다.
데드라인은 넘겼지만 이어진 연휴(3월 1~3일)에 복귀한 전공의도 소수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연휴 기간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정상참작'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미복귀 전공의 전체에 대해 4일부터 행정·사법조치 처분을 적용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에 전공의들에 2~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이 우선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충환 중앙사고수습본부 법무지원반장은 "3월 4일 이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행정절차법상 처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고, 사전통지하고 의견 진술 기회를 주는 절차로 진행된다"며 "사법 절차는 고발을 말하는데 그건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9438명에 업무개시명령을, 7854명에는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한 바 있다. 의사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진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받으면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 정부는 "구제 절차는 없을 것이며, 1심 판결만으로 면허 취소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응급실 뺑뺑이' 같은 사고 발생 시 부재한 의료진에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만약에 부재한 전공의 때문에 그 타임에 원래 있었어야 하는 의사가 없어서 사고가 벌어졌다면 부재한 전공의에게도 책임 소재가 돌아갈 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면허 정지·취소 같은 처분이 전공의들에게 주는 타격감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직 의대·대학병원 교수인 한 원로의사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 때 사직서를 낸 후배(전공의)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의사 그만둬도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꽤 퍼져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 전공의, 선배 의사들(의협)이 정부에 제지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전공의들은 자유롭고, 부유하게 자라온 MZ세대이지 않냐"며 "이참에 사표 내고 집안의 사업을 물려받거나 수능을 다시 치러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려 결심한 전공의도 있다"고 귀띔했다.
만약 전공의들이 면허 정지·취소를 포함, 법적 처분을 받더라도 개의치 않고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최대 4~5년간' 전국적인 전공의 부족 사태를 우려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집단행동이 계속될 경우 현장 불편이 커질 것에 대비, 상급종합병원이 응급과 중증 진료 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도록 인력을 추가 채용하거나 교수·전임의가 당직근무를 서는 경우 예비비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경증 환자는 다른 협력병원으로 옮겨 진료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도 인상한다.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공보의 150명과 군의관 20명을 이달 중 우선 투입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입도 준비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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