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임종석 뭉치나…'文明 충돌' 분수령

임종석·홍영표 거취 결단 임박…이낙연과 손 잡을까
임종석 거취 숙고 중 이낙연과 회동…탈당 결심 했나
"임종석 이탈 땐,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와 비서실장이 다 여기있어"
민주당의 정통성을 건 "문명(文明) 대립" 본격화 가능성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왼쪽),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파동의 피해자들이 '친문'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임 전 실장이 새로운미래(새미래)와 손잡게 될 경우 민주당의 정통성을 건 '문명(文明) 충돌'로 확전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3일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친문 핵심 임 전 실장과 홍영표 의원은 향후 거취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 모두 당 공천 상황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신의 전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 이어 지도부에 대한 재고 요청까지 좌절된 임 전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심야 최고위에서 내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홍영표 의원도 컷오프가 확정된 이후 연일 탈당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취 관련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억울하고, 분노하고, 아쉬워하는 분들과 마음을 모으고 있다. 더이상 '그럼에도'라는 선택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마침내 일어설 시간이 다가온다"며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이에 맞춰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도 '진짜 민주당'이라는 기치를 내 걸고 친문연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새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지난 2일 임 전 실장과 만나 현 민주당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영입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대표는 임 전 실장과의 회동을 위해 지난 3일 예정된 광주 출마선언 일정까지 연기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임 전 실장 합류라는 더 큰 판, 그리고 추가 합류 가능성 등을 고려하기 위해 잠시 상황을 미룬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단순히 총선 출마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 임종석의 터닝포인트라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주 쯤이면 결단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재개, 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과 지지자들을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두 사람의 거취 결단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임 전 실장이 당을 떠나는 선택을 할 경우 '문명(文明) 충돌'에서 '진짜 민주당 논쟁'으로 격화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미래 측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와 초대 비서실장이 다 여기에 있게 되는 것 아닌가. 누가 진짜 민주당인가에 대한 논쟁이 자연스럽게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의 탈당 명분을 위해서라도 임 전 실장 혼자가 아닌, 여럿이 세력을 이뤄서 탈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혼자 나오는 모양새로는 쉽지 않다. 이 대표의 불공정 공천에 문제 의식을 갖는 현역 의원들과 함께 이탈해 '진짜 민주당'을 요구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반명 세력을 끌어모아 '민주당 정신 회복'을 내 걸 경우 새미래에서도 상당한 명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명 세력의 연쇄 탈당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문 윤건영 의원과 4선 이인영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미 단수 공천을 받았고 고민정 의원도 서울 광진을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명계이자 친문인 전해철 의원도 경선 기회를 얻어 사실상 이탈 가능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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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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