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이낙연 호남·수도권 양동작전... '반이재명' 뭉친다
"민주당 밖에서 '진짜 민주당' 연대 차원"
홍영표 "헤어질 결심 의원 多... 일어설 시간"
새미래-탈당파, 호남-수도권 바람몰이 구상
'반명 연대' 결국 임종석 결단에 파급력 갈려
"2-3일 내 결정될 것" 야권 분열 최대 분수령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났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내며 당시 임 전 실장과 '투톱'이었다. 현재 임 전 실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밀려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이 대표는 민주당 탈당파를 규합해야 총선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상황으로 몰렸다.
하지만 같은 호남 출신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두 사람이 뭉칠 경우 '반이재명 연대'는 급속히 세를 불릴 수 있다. 특히 친문재인(친문)계의 정통성을 앞세워 호남과 수도권에서 '진짜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이재명 민주당'과 맞선다면 2016년 안철수신당의 돌풍을 노려볼 만하다. 두 지역은 민주당 지지기반이지만 공천 내홍에 실망해 여론이 악화하는 점도 이들에겐 기회다. '비명횡사' 공천으로 촉발된 계파 갈등이 새 구심점을 찾는다면 민주당은 다시 분열로 내몰릴 수 있는 기로에 섰다.
任에 달려간 이낙연... 文정부 투톱, '진짜 민주당' 선봉 서나
이 대표는 2일 서울 모처에서 임 전 실장과 만나 총선 연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다음 날 광주를 찾아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던 일정까지 취소하고 달려가는 성의를 보였다. 새미래 측 핵심 관계자는 3일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장을 위해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인적 자원을 합쳐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미래 소속 다른 인사는 "민주당 밖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들고 폭넓게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 어떤 틀로 (연대 기반을) 재구조화할지에 대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낙연 대표와 만남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민주당 지도부에 추가 요구사항은 없어 '헤어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호남당' 탈피해 수도권까지 "더 큰 보름달 만들겠다"
문 정부를 상징하는 두 사람이 '반명 연대'의 선봉에 선다면 파급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크다. 컷오프가 최종 확정된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은 이날 영화 '헤어질 결심'의 대사를 인용해 "민주당을 지키던 분들을 마지막까지 밀어내버린 건 '이재명당'이 만든 비극"이라며 "'헤어질 결심'을 하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마침내, 일어설 시간이 다가온다"고 탈당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을 떠난 설훈(5선· 경기 부천을) 의원과 무소속 연대인 가칭 '민주연합'을 만들어 탈당파를 모으고 있다. 새미래 측 전직 의원은 "두 사람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며 여러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상은 공천에서 탈락한 기동민(재선·서울 성북을)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고영인(초선·경기 안산단원갑) 서동용(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이상헌(재선·울산 북구) 의원을 포함해 최대 10명가량이다.
새미래와 민주당 탈당파는 각자 출마한 뒤에 다시 합쳐 시너지를 내는 2단계 연대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새미래 소속 인사는 "더 큰 보름달을 만들기 위해 두 개의 달이 교두보가 되는 일종의 '투 문 정션(two moon junction)"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호남 기반 지역구 의원들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전남 장흥과 영광 출신인 임 전 실장과 이 대표가 호남 투톱으로 나서거나, 수도권과 호남으로 역할을 분담해 양동작전을 펼치며 민주당의 표밭을 흔드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세입자 맘에 안 든다고 주인이 나가나" 任 결단에 달려
다만 반명 연대의 최종 퍼즐은 임 전 실장에게 달렸다. 친문계 핵심인 그가 빠진다면 이 대표만으로 탈당 세력을 규합하기에 역부족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핵심 참모인 윤건영(초선·서울 구로을) 고민정(초선· 서울 광진을) 의원과 86세대 맏형 격인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 의원이 이미 공천을 받았고 전해철(3선·경기 안산상록을) 의원은 경선에 참여해 민주당에 잔류했다. 임 전 실장이 선뜻 당을 떠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 친문계 인사는 "세입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인이 집을 떠나는 경우가 있느냐"며 탈당 가능성을 낮게 봤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두 사람의 주도권 다툼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새미래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는 당대표직 등 모든 걸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며 "춘추전국시대라도 일단 강자(이재명)를 무너뜨리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지금은 '임종석의 시간'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의 중"이라며 "이번 주 안엔 결단을 내릴 것"이라 말했다. 김종민 새미래 공동대표도 "늦어도 모레나 2, 3일 안에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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