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01] 불법 이민자와의 전쟁
“국경 너머 약속의 땅이 있지/ 모든 것이 쉽게 이루어지는 곳, 넌 그저 손만 내밀면 돼(Over the border, there lies the promised land/ where everything comes easy, you just hold out your hand).”
영국의 지성적인 록밴드의 대명사나 다름 없는 제네시스가 40여 년 전에 발표한 이 노래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다루고 있다. 목숨을 건 월경을 너무 가볍게 다루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상 주제를 담고 있는 다음과 같은 반복적 후렴구는 그런 우려를 털어낸다. “불법적인 이방인이 되는 건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야(It’s no fun being an illegal alien).”
여기서 ‘외계인(alien)’이라는 단어는 이방인을 의미한다. 불법적 이방인, 혹은 불법적 이민자라는 표현은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므로 ‘undocumented immigrants’라고 부르자는 주장이 21세기 들어 빈번하게 제기되었다. 이 말은 ‘서류상으로 미비한’ 혹은 ‘신분 확인 기록이 없는’ 이민자라는 뜻이다.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 절차를 걸쳐 시민적 권리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 대다수가 미국인들이 꺼리는 3D 업종을 담당하며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현실적 구성원이 되어버렸으므로 이를 인정하자는 얘기다.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텍사스주 최남단 국경도시 이글패스를 방문해 불법 이주민은 ‘조 바이든의 침공’이라고 특유의 호통 섞인 독설을 뿜어냈다. 미국은 조 바이든의 무능한 정책 때문에 불법 이주자의 범죄로 넘쳐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얼마 전 조지아대에서 발생한 22세 대학생 살해 사건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로 드러난 사실을 거론하며 ‘이민자들은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오는 범죄자이자 끔찍한 테러리스트’라고 도를 넘는 비난을 쏟아부었다. 트럼프가 권좌에 복귀한다면 이민자 정책의 변동이 일어날 것은 거의 자명해 보인다. 2024년의 미국은 오는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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