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4일 개막…경기 부양책·저출생 대책 등 주목

박은하 기자 2024. 3. 3. 21: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집권 3기서 두 번째
5%대 경제성장 목표치 예상
외교부장엔 류젠차오 유력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4일 개막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사진) 집권 3기 들어 두 번째로 열리는 양회다. 부동산 시장 대책을 포함해 중국 경제를 살릴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친강 외교부장의 돌연한 실종 이후 공석인 후임 외교부장 인선과 미·중관계 등 대외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회는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함께 부르는 말이다. 정협은 4일, 전인대는 5일 각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해 약 열흘간 지속된다.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5%대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투자기관은 올해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맞이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청년실업, 부동산 경기 둔화, 외국인 투자 급감 등 부정적 신호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부진했다. 부동산 시장 붕괴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률을 실제로 달성하려면 강력한 부양책과 구조개혁안이 양회에서 나와야 한다.

부동산 문제 해결이 첫 번째 관건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번 양회 주요 의제로 중국 당국이 강조해온 보장형 주택(저가 서민 주택)과 성중촌(도시 내 낙후지역) 개발 등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 문제를 불러온 ‘지방정부 자금 조달기관’(LGFV) 대신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금융 시스템 개혁안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행, 백색가전 소비 등 내수 진작책 발표도 예상된다.

외교 분야 인사와 대외 메시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이 겸임 중인 외교부장 자리에 류젠차오 대외연락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류 부장은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친강 전 외교부장에 비해 온건하고 세련된 이미지이며, 미·중관계 관리 모드와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대선과 관련한 직접적 메시지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관계 전문가인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은 늘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왔다”며 대신 “중국 측에서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미관계 구축을 위한 자국의 희망과 노력을 단호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를 강조하는 노선인 ‘발전과 안전을 통합한다’는 중국의 기조는 이번 양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7일엔 ‘공개 시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업무에서 발생한 문제’를 ‘국가기밀’로 확대 규정한 국가비밀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사회 통제 분위기와 함께 시 주석의 권력 집중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저출생·고령화 대책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1.0명 수준까지 떨어지며 장기적 인구 감소 추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