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152억' KBO 최고의 포수는 '루키' 김택연에게서 '끝판왕'을 떠올렸다 [MD후쿠오카]

후쿠오카(일본) = 박승환 기자 2024. 3. 3. 20: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와 김택연./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오)승환이 형 처럼 자기 공을 던지더라"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3일 일본 후쿠오카현의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 스페셜 매치에서 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양의지는 원래부터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타입. 때문에 3일 경기 전까지 양의지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기간 중 지명타자로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당초 지난달 29일 치바롯데 마린스 1군과 연습경기에서 마스크를 쓸 예정이었는데, 야속하게도 새벽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경기가 취소됐고, 3일 소프트뱅크전에서야 처음으로 마스크를 꼈다.

하지만 양의지는 양의지였다. 왜 양의지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KBO리그로 돌아오기 전까지 '국내 몸값 1위'를 자랑하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양의지의 타격감은 1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양의지는 정수빈이 땅볼, 헨리 라모스가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소프트뱅크 선발 카터 스튜어트와 맞대결을 가졌다. 스튜어트는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 1라운드에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선택을 받았던 선수. 당시 계약금에서 이견을 보인 까닭에 프로 생활을 소프트뱅크에서 시작했다.

스튜어트는 지난 2022시즌 소프트뱅크에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지난해 조금씩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스튜어트는 지난해 14경기에 등판해 77⅓이닝을 소화, 3승 6패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남겼다. 아직까지 '제구'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선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무려 160km에 달하는 유망주인 것은 틀림이 없다. 이런 스튜어트를 상대로 양의지는 1회부터 2루수 왼쪽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두산 베어스

양의지의 방망이가 대폭발한 것은 4회였다. 양의지는 0-2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튜어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스기야마 카즈키와 맞붙었다. 스기야마는 지난 2019년 데뷔해 1군 통산 38경기에서 3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9를 기록 중. 양의지는 스기야마의 몸쪽 150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는데, 이 타구는 방망이를 떠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고, 좌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이날 두산은 소프트뱅크에 2-5로 패했는데, 안타는 총 3개였다. 그런데 이 가운데 2개가의 양의지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양의지는 "내게 유리한 볼카운트였기 때문에 (직구를) 노렸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며 "포수로는 첫 경기였는데, 방망이보다는 수비에서 움직임에 신경을 썼다. 아직 타격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정규시즌에 맞춰서 천천히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소프트뱅크를 넘어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인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는 경기가 종료된 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양의지를 꼽았다. 야나기타는 "양의지 선수"라고 운을 뗀 후 "오늘 홈런도 쳤는데, 올림픽에서도 봤고,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격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활약. 그렇다면 수비는 어땠을까. 양의지는 "오랜만에 마스크를 써서 경기를 하는데 감각적으로 힘들었던 것이 있었다. 그리고 두산 팬분들께서 많이 오셔서 집중을 했는데, 초반에 점수를 줬던 것이 아쉬웠다. (곽)빈이도 첫 경기였지만, 공은 좋았다. 이번 서울시리즈에서 잘 던졌으면 좋겠다"며 1회 도루저지 송구에 대한 2루심의 아쉬운 판정에 대해 "그게 아니었다면, (곽)빈이가 힘을 내서 깔끔하게 잘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양의지./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그래도 이날 경기에서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서 지명한 '특급유망주' 김택연이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다. 김택연은 1-2로 근소하게 뒤진 4회말 2사 1, 2루에서 등판해 위기 상황을 매조졌고, 5회에도 '홈런왕' 야마카와 호타카가 포함된 소프트뱅크의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김택연의 RPM(분당회전수)는 2550을 마크, 최고 구속 또한 152km를 기록했다.

양의지는 "(김택연은) 모든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할 것 같다. 구단에서 좋은 선수를 뽑아줬다"며 '김택연이 한 번도 호흡을 맞추지 못해 아쉬워하더라'는 말에 "내가 야구를 그만할 때까지 맞출 텐데 천천히 해도 되지 않겠나. 아직 어린데, 잘 성장한다면 큰 무대에도 갈 수가 있는 선수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리고 양의지는 김택연의 모습에서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떠올렸다.

양의지는 "'(김)택연이가 마무리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말들이 많은데, 나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한다. 신인이지만, 잘하는 선수가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택연이는 신인같지 않다. 자신의 공을 (오)승환이 형처럼 던진다. 그냥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가는데, 최근 본 신인 중에 최고의 투수가 아닌가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끝으로 양의지는 "나도 베테랑이 되면서 국제대회도 나가보고, 일본 팀과 경기를 하면서 좋은 투수들을 보면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만큼 기량이 올라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며 오랜만에 포수를 본 탓에 "몸이 되게 아프다. 관절이 너무 아프다"고 웃으며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야자키로 돌아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