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밤양갱

“떠나는 길에 네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 라는 한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했었지.”
가사만 놓고 보면 평범한 이별 노래다. 비비가 불러 음원차트를 싹쓸이하고 있는 노래의 제목은 ‘밤양갱’이다. 아이유, 르세라핌, 태연 등 음원 강자들과 맞붙어서 전혀 밀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싸구려 커피’ ‘우리 지금 만나’ 등을 만든 장기하의 곡이다. 그가 쫀드기, 건빵, 약과의 반열에 있는 밤양갱을 소환하여 이별 노래를 만들었다. 뮤직비디오(사진)에서 장기하는 치사한 이유를 들이대면서 떠나는 나쁜 남자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그러나 후렴구인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에 이르면 누구든 이 노래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비비는 밤양갱처럼 달달한 목소리로 이별의 순간을 무겁지 않게 노래한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는 장기하, 황정민, 이효리 등 많은 이들이 커버 영상으로 올렸다. 뮤직비디오는 물론 커버 영상까지 수백만 뷰를 기록하면서 사랑받고 있다.
밤양갱은 팥을 재료로 설탕, 물엿, 한천 등을 섞고 졸여서 만든 과자다. 원래 양갱으로 불렀지만, 여기에 밤을 넣어서 밤양갱이 된 것이다. 밤 이외에도 녹두, 호두, 감, 아몬드, 인삼 등을 넣은 양갱도 유통되고 있다.
비비는 이 노래를 어린 시절 할머니가 사주셨던 달달한 양갱 맛을 떠올리면서 불렀다고 했다. 단순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를 복고풍 느낌으로 불렀기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이 없다. 덕분에 양갱 판매 회사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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