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의회, ‘선거 조작’ 논란 속 셰바즈 샤리프 새 총리 선출

선명수 기자 2024. 3. 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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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바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선거 관련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의회가 총선 투표 조작 논란 속에 3일(현지시간)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 소속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셰바즈 전 총리는 이날 연방하원 투표에서 201표를 얻어 현재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총리가 지지해온 오마르 아유브 후보(92표)를 누르고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앞서 군부 지원을 등에 업고도 지난달 8일 열린 총선에서 2위에 그쳤던 PML-N은 3위를 차지한 파키스탄인민당(PPP)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샤리프 전 총리가 총리직을, PPP 소속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각각 나눠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파키스탄에선 의회 과반을 차지해야 집권할 수 있다.


☞ 파키스탄 군부 지원 PML-N, PPP와 연정 합의…칸 전 총리 측 강력 반발
     https://www.khan.co.kr/world/asia-australia/article/202402211501001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임란 칸 전 총리의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진영은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파키스탄 군부는 총선 직전 PTI가 정당법을 위반했다며 소속 인사들의 출마를 막았고, 이에 PTI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나서 선거를 치렀다.

무소속 출마에도 PTI 출신 후보들은 군부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 의석수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후 이들은 PTI와 연대하기로 한 군소정당 수니 이테하드평의회(SIC)에 가입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내각 구성에는 실패해 집권하지 못했다. 군부와 대립해온 칸 전 총리는 부패 혐의 등으로 총 34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다.

PTI 출신 의원들은 총선 투표 조작이 없었다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선거 당국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칸 전 총리를 지지하는 야권 의원들은 샤리프 신임 총리가 이날 총리직 수락 연설을 시작하자 “선거 도둑”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샤리프 신임 총리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 연방하원 해산 때까지 총리를 지냈고, 이번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PML-N 지도자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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