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수출 신화‘ 켈리 되고 싶었는데, 뷰캐넌 또 흔들…현실 녹록치 않네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 데이비드 뷰캐넌(35·필라델피아 필리스)이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도 부진했다.
뷰캐넌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워터 베이케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부진했다. 앞선 등판(2월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2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보다 나은 기록을 남겼지만, 이 성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뷰캐넌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유턴을 노렸다. 뷰캐넌은 2020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4시즌 동안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삼성은 뷰캐넌과 2024시즌도 동행하길 바랐고, 재계약 협상을 벌였다. 삼성은 처음부터 뷰캐넌에게 ‘외국인 선수 최고대우’를 보장했지만, 뷰캐넌의 시선은 메이저리그를 향해 있었다. 결국 삼성은 기다리다 못해 뷰캐넌과 관계를 정리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데니 레이예스를 영입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뷰캐넌은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뷰캐넌은 초청 선수 가격으로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하게 됐고, 40인 로스터 합류를 두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친정팀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뷰캐넌이다. 그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231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됐다. 숙성기를 거친 후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당시 20경기 117⅔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발전하지 못한 뷰캐넌은 결국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2017년 태평양을 건너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했다.
7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뷰캐넌의 앞에는 가시밭길이 열렸다. 뷰캐넌은 보스턴전에서 난타를 당한 후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또 얼마나 경기가 빨리 진행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잇었던 계기였다. 처음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런 환경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웠다”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전을 계속됐고, 뷰캐넌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래도 사령탑은 뷰캐넌의 경기력이 더 나아졌다고 판단했다. 미네소타전을 마친 후 롭 톰슨 감독은 “지난번 보스턴전에서는 뷰캐넌의 손에 물집이 생겼었다. 이번에는 훨씬 나아졌다. 오늘은 커맨드가 좋았다. 패스트볼과 커브 등 제구가 잘됐다. 뷰캐넌은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고 뷰캐넌의 피칭을 평가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꼽힌다. 켈리는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4년 동안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그리고 애리조나에 입단해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고, 선발 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켈리는 다른 투수가 됐다. 2019년 32경기에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22년에는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선발진 핵심 역할을 해냈고, 2023년에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로 활약했다. 지난 5년간 애리조나 소속으로 켈리는 48승 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애리조나의 내셔널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뷰캐넌도 켈리처럼 ‘역수출 신화’가 되고 싶었을 터.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계속 고전하고 있다. 뷰캐넌이 과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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