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제수사 대 총궐기, 환자 뒷전인 ‘의·정 치킨게임’ 멈추라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이 3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정부는 대다수 전공의들이 업무복귀 명령에 불응하자 지난 1일 의협 전현직 지도부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 했고, 미복귀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처분도 4일부터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그야말로 서로 먼저 비키라는 ‘치킨게임’ 양상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대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만, 의·정 대치 어디에도 속타는 환자들은 안중에 없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총궐기대회에서 “정부는 의사가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을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사태가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의사의 고뇌가 담긴 몸부림이자 외침”이라 주장했고,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은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이라며 추어올렸다. 의료 현장을 떠나 의대 증원 백지화만 외치는 의사들의 특권적 행태는 분노한 국민 여론과 아주 멀리 와 있다. 수만명이 모인 이번 집회엔 의사들 요구에 약한 제약회사 직원들이 동원된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실이라면, 철저히 파악해 엄중 처리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도 엄정 방침을 재확인했고, 정부는 4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제재 절차에 들어간다. 출구 없는 대치는 환자들에겐 날벼락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정부가 의사 증원 지지 여론만 앞세우다가 이 벼랑 끝 대치의 퇴로를 찾지 못해 의료대란이 악화·장기화되는 것 아닌지 우려스렵다.
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피로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들이 지금 할 일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대안을 국민 앞에 제시하면 된다.
문제는 대화를 중재할 움직임조차 없다는 것이다. 엄밀히는, 인구 감소·교육 환경과 고연령자에 확대될 의료케어 시스템을 정밀 분석해 의대 증원 로드맵을 대타협하자는 교수 제언들이 나왔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2000명 협의 불가’ 발언에 사그라들었다. 이제라도 정부는 의료계와 조건 없이 대화 출구를 열어야 한다. 정부가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명분을 마련해줘야 젊은 의사들이 돌아오지 않겠는가. 지속 가능하고 실효적인 의료 체계를 짤 의·정 대화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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