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글로벌 투자 블랙홀 `AI`… 역대급 `錢의 전쟁` 서막 올랐다

김남석 2024. 3.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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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 넘어 엔비디아 선두 'AI 5' 각광
GPU점유율 98%… 올 주가 60%↑
MS, 2년만에 애플 시총 뛰어넘어
아마존·소프트뱅크도 투자 나서

인공지능(AI) 산업이 돈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요지부동이었던 거성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최고 가치 기업으로 부상했고, AI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아마존과 구글(알파벳)을 제치고 미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챗GPT가 불러온 AI 열풍은 기존 미국 핵심 기업으로 꼽혔던 구글과 애플,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MS를 묶어 부르던 매그니피센트7(M7)도 무너뜨렸다. 대신 엔비디아와 MS, AMD, TSMC, 브로드컴을 묶은 'AI 5'가 미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M7 용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오루크 존스 트레이딩 수석 기술 전략가는 "M7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AI 산업으로 전환 과정은 이제 시작"이라며 AI 5의 시대를 선언했다.

MS는 지난달 12일 2년여 만에 애플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AI시장에서 뒤쳐진 것이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MS는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주목받은 생성형 AI '챗(Chat) 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 투자자가 바로 MS다. 오픈 AI와 협력해 내놓은 검색엔진 빙(Bing)도 MS의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MS는 지난 2019년 오픈 AI에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한 뒤 챗GPT를 자체 검색엔진에 탑재해 새롭게 선을 보여 호평받았다.

반면 애플은 특유의 폐쇄적 운영체제(OS)가 생태계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경쟁사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최근 흩어진 AI 조직을 통폐합해 생성형 AI 개발 역량을 높이려는 움직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당장의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AI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엔비디아다. AI 반도체 시장 성장의 선제 대응에 나섰던 엔비디아는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약 9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AMD와 인텔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엔비디아와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에만 221억달러의 매출과 124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어선 실적이다.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6% 상승한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에만 총 60% 가량 올랐다. 이미 지난해 234% 올랐던 주가가 여전히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엔비디아 외에도 AI 5 기업들 모두 지난해 주가가 뛰었다. 브로드컴은 지난 1년간 123% 상승했고, AMD도 121% 올랐다. MS와 TSMC도 각각 61%, 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의 상승률(26%)을 2~5배 뛰어넘은 상승세다.

글로벌 투자자금도 AI에 집중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달 초 AI 반도체 분야에 7조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7조달러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AI용 반도체 칩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로 미국과 중동국가 등을 상대로 홍보했다.

앞서 MS의 AI분야 투자가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큰손'들도 나서고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이자나기 AI 프로젝트'로 1000억달러(약 133조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300억달러는 당사에서 출자하고 나머지 700억달러는 중동 등 외부에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아마존도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앤스로픽을 택했다면,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ARM, 퀄컴 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폰 수요 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긍정적 실적 전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며 "향후 수년간 AI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AI 반도체 공급 업체는 극히 제한돼 있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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