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손가락에 끼고 옷위에 꽂고 표정 읽어 `척척`… 스마트폰서 탈바꿈… 무궁무진한 AI의 변신

김나인 2024. 3.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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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링· SKT AI핀 눈길
이앤 '아메카' 동작인식해 응답
용도따라 형태·작동법 천차만별
26~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서 아랍에미리트 e&그룹 부스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 김나인 기자
MWC2024 퀄컴 부스에 전시된 휴메인 'AI핀'. 김나인 기자
MWC24에서 전시된 테크노의 로봇 개 '다이내믹 원'이 돌아다니고 있다. 김나인 기자
'MWC24'에서 휘어지는 '벤더블폰' 콘셉트를 공개한 모토롤라 전시 부스. 김나인 기자

AI(인공지능)는 사람과 디지털 기술의 소통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디지털 기기들이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손짓과 음성 만으로 사람의 부름에 응답한다. AI 시대에는 스마트폰의 형태와 작동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스마트워치, 링, 글래스, 핀까지 기기의 형태또한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AI를 장착한 로봇의 등장은 또한번의 AI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6~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는 사각형과 터치, 텍스트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디지털 기기들이 등장했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MWC에서 "5년 후에도 스마트폰이 AI를 구현하는 가장 유용한 폼팩터일지 의문"이라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유용한 '차세대 스마트 비서'가 등장할 것이며, 이는 사람들이 휴대하는 모바일 하드웨어의 형태까지 바꿀 수 있어 모든 종류의 놀라운 것들이 발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WC에서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함께 반지처럼 24시간 끼면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갤럭시 링'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해 인파를 끌어들였다. 비교적 넓은 면적에 매끈한 외관을 자랑하는 갤럭시 링은 반지 안쪽에 센서가 탑재돼 건강 데이터를 측정해 관리하도록 돕는다. 혈류 측정과 심전도 센서가 장착돼 심박수와 호흡수, 수면 중 움직임의 양, 침대에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측정해 준다. 고도화한 수면 트래킹 기능과 여성 건강 모니터링도 해준다. 혼 팍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상무)은 "헬스케어 플랫폼에 AI를 통합해 새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명상업체나 병원 등과 협력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옷 핀 형태의 온디바이스 AI 웨어러블 기기도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과 협력해 자사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휴메인의 'AI 핀'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MWC에서 공개된 사각형 형태의 55g 정도 AI 핀은 퀄컴과 공동 개발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휴대폰과 연결하지 않은 독립적인 기기로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셔츠나 재킷에 부착해 활용할 수 있다. 영어, 스페인어의 실시간 번역도 가능하다. 특히 디스플레이 대신 레이저 잉크 디스플레이를 통해 손바닥에 화면을 투사해 사용할 수 있다.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의 발전으로 '로봇과의 공존'도 현실과 가까워진다. 최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비롯해 빅테크의 투자가 이어지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로 기술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걸음이 불편한 사람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이르면 연내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을 착용하면 운동기능을 강화해 활동을 돕고 센서를 통해 상태를 측정해 주는 식이다. 삼성은 동반자(컴패니언) 로봇 '볼리'도 개발 중이다. 일상 속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해주고, 사용자가 외출 중에는 집을 모니터링하고 케어를 돕는 도우미 역할을 해준다. 국내 스타트업인 효돌은 고령화 시대에 초점을 맞춘 AI 기반 돌봄 로봇 기술로 MWC GLOMO(글로모) 어워즈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수상을 계기로 유럽,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효돌을 론칭해 전 세계 어르신들의 삶의 질과 건강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통신사 이앤(e&)그룹은 눈을 깜빡이고 인간과 유사한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 팔다리가 움직이고 상대방의 질문에 대답하는 영국 회사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사진)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GPT-4로 학습하며 대화 상대방의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장착돼 표정을 읽으면서 응답해준다. 이 로봇은 향후 안내원이나 전시회, 박물관의 가이드로 활약할 전망이다. 샤오미의 '사이버도그2', 테크노의 '다이내믹 원' 등 로봇 개들도 재주를 선보이며 반려 로봇으로 가능성을 꾀했다.

MWC에선 손가락으로 앱을 작동시키는 기존 스마트폰 사용 형태를 벗어난 AI폰들도 주목받았다. 애플 아이폰에서 일어난 혁명적 스크린 터치 기술에서 한 단계 진화해서 음성만으로 작동하는 생성형 AI가 등장한 덕분이다. 이번 행사에서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퀄컴, 브레인AI와 함께 '앱 프리' AI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멀티모달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해 음성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보낼 수도 있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CEO(최고경영자)는 MWC 기조연설에서 "지금부터 5~10년 후에는 아무도 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제조사 아너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시선 추적 기능을 통해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앱을 실행하는 '매직6 프로'를 선보였으며,중국 레노버 산하인 모토로라는 팔찌처럼 손목에 감거나 테이블에 세울 수 있도록 화면이 휘어지는 '벤더블폰(Bendable Phone)' 콘셉트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말 그대로 휴대폰이 스마트워치처럼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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