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채프먼 영입에 충격 받은 이정후 동료, 주전 빼앗길 위기 "나 트레이드 될지도…"

이상학 2024. 3. 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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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론토 시절 맷 채프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J.D. 데이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스타 3루수 맷 채프먼(31)을 영입한다는 소식에 가장 놀란 선수는 J.D. 데이비스(31)일 것이다. 같은 3루 포지션에 FA 선수가 들어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하루아침에 주전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FA 내야수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와 3년 54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올해 2000만 달러, 내년 1800만 달러, 내후년 1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매해 시즌 후 옵트 아웃을 통해 FA가 될 수 있는 조건도 포함했다. 

지난 2017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뒤 2022년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뛴 채프먼은 리그 정상급 3루수. 7시즌 통산 868경기 타율 2할4푼(3138타수 754안타) 155홈런 426타점 OPS .790으로 연평균 22개, 한 시즌 최다 36개(2019년) 홈런으로 장타력을 갖췄다. 골드글러브 4회, 플래티넘 글러브 2회로 최고의 3루 수비력을 자랑한다. 

최근 3년간 타격이 계속 하락세에 있지만 지난해 팀 홈런 19위(174개), 장타율 27위(.383), OPS 26위(.695)로 타격이 약했던 샌프란시스코로선 어떻게든 타선 보강이 필요했다. 중견수 이정후(6년 1억1300만 달러), 지명타자 호르헤 솔레어(3년 4200만 달러)에 이어 채프먼을 예상 가격보다 훨씬 싸게 잡으면서 타선에 또 하나의 무기를 추가시켰다. 

채프먼과 계약 합의 소식은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주전 3루수로 준비 중이던 데이비스에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지 취재진을 만난 데이비스는 전날 밤 영화를 보고 난 뒤 지인들의 문자를 받고 채프먼 합류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확실히 놀랐다. 이와 관련해서 구단한테 들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비스는 “내가 트레이드될 수도 있고, 아니면 3루수로 뛰면서 채프먼이 유격수로 들어갈 수 있다. 또는 내가 그의 백업이 될 수도 있다”며 “구단의 게임 플랜이 무엇인지, 파르한 자이디 야구운영사장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잘 모르기 때문에 말실수하고 싶지 않다”며 “난 이기고 싶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애써 말을 아꼈다. 

데이비스는 지난겨울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지만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으로부터 “난 너를 믿는다. 3루수로 매우 의지하고 있다”며 주전으로 활용할 계획을 전달받았다. 그런데 채프먼이 들어오면서 계획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전 자리를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은 당연하다. 데이비스는 “주전으로 뛰고 싶다. 3루수가 되는 게 나의 꿈이었다. 모든 경기에 선발 3루수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사진] 토론토 시절 맷 채프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J.D. 데이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한 우투우타 3루수 데이비스는 2019년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 주전으로 올라섰다. 2019년 140경기 타율 3할7리(410타수 126안타) 22홈런 57타점 OPS .895로 활약했다. 

2022년 성적이 주춤하자 그해 8월 다린 러프의 반대급부로 샌프란시스코에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 반등에 성공한 데이비스는 그러나 지난해 144경기 타율 2할4푼8리(480타수 119안타) 18홈런 69타점 OPS .738로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후 FA가 되는 그는 오프시즌에 트레이드 루머가 나왔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주전 3루수로 스프링 트레이닝을 준비하던 중 격변을 맞이하게 됐다. 

데이비스는 3루수뿐만 아니라 좌익수, 1루수 수비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정후, 마이클 콘포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오스틴 슬레이터, 블레이크 세이볼, 루이스 마토스 등 외야 자원이 꽤 있는 편이다. 1루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윌머 플로레스, 지명타자는 솔레어가 있어 데이비스가 뛸 공간이 마땅치 않다. 뚜렷한 주전 유격수가 없는 팀 사정상 채프먼이 유격수로 들어갈 가능성도 아예 없진 않지만 빅리그 데뷔 후 유격수로는 4경기(1선발·10이닝)밖에 뛰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 

공교롭게도 데이비스와 채프먼은 같은 1991년생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 풀러튼 동기이기도 하다. 당시 데이비스는 채프먼에게 밀려 주 포지션 3루수로 뛰지 못했다. 이번에도 채프먼 때문에 3루 자리를 내줘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waw@osen.co.kr

[사진] 토론토 시절 맷 채프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J.D. 데이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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