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공천, 친윤·친명계 대거 본선행… 혁신·청년은 없었다

김세희 2024. 3.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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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여야 공천
국힘 200곳·민주당 170곳 확정
與 중진 74% 공천에 무감동 비판
野, 비명횡사로 탈당 러시 가속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한 뒤 총선 영입 인재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로부터 김구 선생의 휘호를 전달받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공천이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다.

3일 기준 총254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은 약 200곳, 더불어민주당은 약 170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다만 공천 시작 때부터 서로가 자신했던 공천 기조인 '혁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명(친이재명)계는 수월하게 본선행을 확정했고, 청년·신인들의 존재감은 묻혔다.

◇與 중진 불패, 무감동, 청년부재=국민의힘 경선은 중진불패 기조가 우세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선에 나가는 3선 이상 중진은 모두 23명이다. 중진 31명 가운데 74% 본선행을 확정지은 셈이다. 다선 중진 중 공천에서 탈락한 건 김영선(5선) 의원뿐이다. 정우택(5선)·주호영(5선) 의원과 김기현 의원(4선)은 각각 6선, 5선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로 인한 '15% 감산 불이익(패널티)'나 현역의원 평가 하위 30% 감산 적용이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초선 의원(김희곤, 임병헌, 김병욱, 조수진 등)들이 대거 탈락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었던 김현아 전 의원도 고양정 공천이 취소됐다.

친윤계 대다수도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현역 중에서는 정진석·윤한홍·박대출·권성동 의원 등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대통령실 출신인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전희경 전 정무 1비서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 역시 마찬가지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과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전 검사장 정도만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했다.

기성 정치인과 주류가 공천을 받아 민주당에 비해 분란은 적었지만, 당내에선 '무감동 공천'을 지적하는 쓴소리가 터져 나온다. 서울 송파병 공천이 확정된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윤 호소인 등이 '혁신공천'이라는 이름 하에서 배제되는 기대를 좀 했을 텐데 그런 분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청년 역시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서 현재까지 공천을 확정받은 인사 중에 40대 이하 후보자는 20여명에 불과하다. 공천을 받은 대다수는 50대 이상으로, 지역구 후보의 평균 나이가 4년 전보다 높아졌다. 여성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지대 이탈 막기 위해 물갈이를 최소화하다보니, 정치 신인이나 여성의 등용문이 좁아지는 역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野 비명횡사, 탈당, 마이웨이= 민주당은 주류인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본선 직행 열차에 올라탔다. 특히 친명 핵심인사들은 무난히 살아 남았다. 실제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박홍근 전 원내대표, 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김윤덕 조직사무부총장 등은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됐다. 중진인 안민석(5선)·변재일(5선)이 컷오프 됐지만, 당내에선 '다선 물갈이론'을 앞세워 구색만 갖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공천에서 낙마하거나, 하위 10~20%를 받아 사실상 승리가 불가능한 경선을 치러야 할 입장에 처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전해철·윤영찬·송갑석 의원, NY(이낙연)계 설훈 의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 안팎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탈당 러시도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불공정 공천 논란으로 탈당한 현역은 김영주 국회 부의장과 설훈·이상헌·이수진·박영순 의원 등 5명이다.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컷오프를 기점으로 더 많은 탈당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의원과 설 의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민주연합(가칭)'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의 민주당'을 기치로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 미래와 함께 대안세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두고도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마이웨이'다. 29일엔 이 대표가 공천을 통과한 친명계 의원들과 "경선해서 비명됐어?"라고 농담하며 폭소를 터뜨리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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