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미래] 기계화된 인간, 우주시대 여나

한겨레 2024. 3. 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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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챗지피티를 만든 오픈에이아이(OpenAI)에서 내놓은 영상 생성형 인공지능 '소라'(Sora)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선보인 '브레인 칩'이다.

소라는 글로 된 문장을 순식간에 영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고, 브레인 칩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상상만으로도 말과 행동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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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의 칩을 뇌에 이식한 환자가 생각만으로 화면상의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일론 머스크가 밝혔다. 유튜브 갈무리

박성원 |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챗지피티를 만든 오픈에이아이(OpenAI)에서 내놓은 영상 생성형 인공지능 ‘소라’(Sora)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선보인 ‘브레인 칩’이다. 소라는 글로 된 문장을 순식간에 영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고, 브레인 칩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상상만으로도 말과 행동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두 사건은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와 기계화되는 인간의 출현을 예고한다.

인공지능 소라는 ‘수백개의 종이비행기가 새처럼 숲을 날고 있는 장면을 만들어줘’라고 문자로 입력하면 1분 안팎의 동영상을 만든다. 일본 도쿄의 밤거리를 걷는 여성, 19세기 금광 붐이 일었던 미국 서부 도시 캘리포니아, 다양한 예술사조를 표현한 그림들을 전시한 갤러리 등이 소라가 만든 영상들이다.

정교하게 촬영한 영화를 보는 듯한 소라의 동영상은 유리가 깨져서 흩어지는 물리학적 상호작용까지는 구현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이 기술을 활용할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영화계는 이 기술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격변을 일으킬 것으로 걱정한다. 더 나아가 인간만의 고유 역량으로 간주한 창의성도 인공지능이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인간이 기계화되는 경향도 살펴보자. 뉴럴링크는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는데, 인간 뇌의 피질에 칩을 이식해 개별 뉴런(신경세포)의 활동을 기록한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이 칩에는 1024개의 전극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에 배열되어 있다. 이 전극은 뇌의 뉴런이 작동하는 것을 기록하고 연구자들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인간의 생각과 의도를 해독한다. 이 기술을 적용한 첫번째 실험 대상자는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였다. 좀 더 발전하면 전신 마비 환자들도 스스로 눈썹을 긁을 수 있고 한밤중에 자신의 얼굴을 가로질러 기어오는 거미를 떼어낼 수도 있다.

기계의 인간화나 인간의 기계화 기술은 아직 안정성이나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대부분의 기술 개발 과정이 비공개이며 기술의 사회적 파급효과도 가늠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전망하면 ‘기계화된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가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한 민간기업이 제작한 우주선 오디세우스가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민간 우주선으로서는 최초다. 전화 부스 크기로 다리가 6개 달린 이 우주선은 달 남극에서 300㎞ 떨어진 분화구 근처에 착륙했는데, 이곳에는 장차 달에서 생활할 지구인을 위한 연료와 자원을 제공할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디세우스는 메탄 기반 로켓 연료를 사용하는 최초의 우주선으로도 유명하다. 메탄 기반 추진제는 등유를 사용하는 기존 로켓보다 친환경적이다. 초저온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지만 다른 우주기업들도 메탄 연료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시대가 다시 열리면 달은 물론 화성까지 인류가 진출할 것이다.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으로 1970년대 초반까지 살짝 맛보았던 우주 시대와 달리 지금 지구에는 인간을 닮아가는 기계와 기계화되는 인간도 있다. 새로운 지적 존재들이 밝혀낼 우주의 신비는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최근 ‘2024년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는데, 20개의 혁신기술 중에 ‘인간-기계의 상호작용 제어기술’이 기술적, 산업적 혁신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계화를 추구하는 인간이 그렇지 않은 인간을 대체하고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23년 8월호). 그리 머지않은 미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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