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부모 잃은 ‘슈퍼맨’, 어린이 환자 위해 8천㎞ 달리다

이승준 기자 2024. 3. 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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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암으로 잇달아 잃은 뉴질랜드인 30대 남성이 소아암 기금 모금을 위해 진행해온 약 8000㎞ 달하는 캐나다 횡단 달리기가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어 화제다.

1일(현지시각) 캐나다 방송 시티브이(CTV)뉴스는 뉴질랜드 국적의 존 냅스(33)가 300여일에 걸친 캐나다 동서 횡단 달리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중이며 그가 최종 목적지인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빅토리아를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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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캐나다를 횡단하고 있는 존 냅스가 캐나다 앨버타주의 한 도시에서 2023년을 마무리한다고 12월31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존 냅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부모를 암으로 잇달아 잃은 뉴질랜드인 30대 남성이 소아암 기금 모금을 위해 진행해온 약 8000㎞ 달하는 캐나다 횡단 달리기가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어 화제다.

1일(현지시각) 캐나다 방송 시티브이(CTV)뉴스는 뉴질랜드 국적의 존 냅스(33)가 300여일에 걸친 캐나다 동서 횡단 달리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중이며 그가 최종 목적지인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빅토리아를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슈퍼맨’ 속 슈퍼맨의 옷을 입고 2월29일 밴쿠버에 도착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아동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CTV뉴스에 “겨울에 대초원과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했다. 그의 여정은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암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5월초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의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에서 시작됐다. 서쪽을 향해 매일 7시간을 달렸다고 한다. 그가 목표를 달성하면 300여일에 걸쳐 약 8000㎞를 달리게 된다. 풀코스 마라톤을 190여 차례 뛰는 셈이다.

지난해 5월부터 캐나다를 횡단하고 있는 존 냅스가 자신의 유튜브에 자신의 이동 경로를 공개했다. 존 냅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냅스가 동서 횡단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2020년 어머니를 대장암으로, 2021년 아버지를 피부암으로 떠나 보낸 사연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앞서 자신의 누리집에 도전을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가족이 암을 진단받았을 때 겪는 절망감과 (진단 이후) 희망과 기쁨을 계속 찾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견디고, 살아가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잘 안다”고 썼다. 지난해 도전을 시작하고 뉴질랜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저는 3년 사이 부모를 암으로 잃었다. 제가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암과 싸우는 환자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했다.

2월29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 도착한 존 냅스 주변을 사람들이 같이 달리고 있다. CTV뉴스 화면 갈무리

그는 캐나다에서 위인으로 존경받는 테리 폭스가 자신에게 영감을 줬다고 강조한다. 뛰어난 운동선수였던 폭스는 18살에 무릎뼈 속 암인 골육종 진단을 받고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오랜 항암치료와 재활훈련 후 의족을 달고 생활하게 된 그는 암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고, 1980년 4월 의족을 단 채 캐나다를 횡단하며 암 환자 기금을 모금하는 ‘희망의 마라톤’에 나섰다. 143일째인 그해 9월1일 쓰러지며 도전을 중단했지만 무려 5373㎞를 달렸다. 이후 9개월 뒤인 22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캐나다는 그를 지금도 ‘영웅’으로 기리고 있다. 냅스는 도전을 앞두고 올린 글에서 “나는 폭스의 발자취를 다시 좇아 그의 메시지를 뉴질랜드와 전세계에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려 한다”고 썼다.

2월29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 도착해 테리 폭스 동상 옆에 선 존 냅스. CTV뉴스 화면 갈무리

냅스는 이번 도전에서 일부 구간은 폭스가 지나간 같은 길도 달렸다고 한다. 텐트와 생필품이 들어있는 약 30㎏ 무게의 유아차를 끌고 달렸다. 1인용 텐트에서 잠을 잔 뒤 무릎 통증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며 고속도로 갓길과, 산길과 숲, 호숫가, 도시를 매일 7시간씩 달렸다. 도전이 화제가 되자 지나가는 도시에서 그를 환영하며 함께 달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냅스는 CTV뉴스에 “캐나다를 횡단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제게 다가와 암이 그들의 가족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해줬다”며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존 냅스가 지난 2월17일(현지시각)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도시 캠룹스에 도착해 소아암 환자를 위한 모금 현황을 알리며 올린 사진. 그는 텐트와 생필품을 넣어놓는 유아차와 함께 달렸다. 존 냅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소아암 환자 기금 마련 목표도 달성했다. 시작할 때 목표액은 6만 캐나다달러(약 5910만원)였지만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 9만 캐나다달러(약 8866만)를 모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최종모금액을 10만 캐나다달러(약 9851만원)로 상향 조정한 그는 모금액을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소아암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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