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 확정···절반 넘게 정해진 국민의힘-민주당 매치업

조미덥·이두리·문광호·탁지영 기자 2024. 3. 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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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인천 계양구 계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우연히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원 전 장관 페이스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주요 지역의 매치업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명룡대전’이 확정된 것을 비롯해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 주목받는 대결이 많았다. 국민의힘의 친윤석열·친한동훈 인사와 민주당의 친이재명 인사의 맞대결이 다수 눈에 띈다. ‘스윙보터’인 대전·충남과 낙동강 벨트에서도 여야 중량급 인사들이 출전해 격전을 예고했다.

3일 현재 양당의 공천을 집계한 결과 전체 254개 지역구 중 국민의힘은 198곳, 민주당은 178곳의 공천을 결정했다. 양당 모두 공천자가 정해진 지역구도 133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서울은 양당이 영입 인재를 집중 배치해 승리를 노린다. ‘정치1번지’인 종로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민주당 공천을 받아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에 도전한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거대 양당 구도를 깨는 제3지대 대표주자로 나서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한강벨트’에서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동작을엔 대선주자급인 나경원 전 의원의 상대로 민주당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에 반대해 서장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중·성동갑엔 경제 전문가 윤희숙 전 의원과 윤석열 정부 공세에 밀려난 전현희 전 국가권익위원장이 여성 간 대결을 벌인다. 마포갑엔 국민의힘 영입인재 조정훈 의원에 대응해 민주당도 영입인재 이지은 전 총경으로 맞불을 놨다. 광진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전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오 시장을 꺾었던 고민정 최고위원의 대결이 주목받는다.

동대문을에선 검사 출신 김경진 전 의원과 친명 장경태 최고위원이 대결해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 구도를 형성했다. 강북갑에는 한 위원장이 영입한 전상범 전 부장판사와 ‘찐명’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나서 한 위원장 대 이 대표 구도가 됐다. 국민의힘은 ‘86 운동권’ 출신 현역인 정청래 최고위원(마포을)과 이인영 의원(구로갑)의 저격수로 각각 운동권에서 전향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과 YTN 앵커 출신 호준석 대변인을 배치했다.

인천에서는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를 잡기 위해 계양을에 원 전 장관을, 옆 지역구인 계양갑에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연수원에서 ‘노동법학회’를 함께 한 최원식 전 의원을 공천했다. 민주당 계양갑엔 현역인 유동수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나선다.

경기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5곳을 모두 내줬던 ‘수원 벨트’에 영입 인사를 집중 배치했다. 특히 남경필 전 경기지사 지역구였던 수원병에 방문규 전 산업통상장관자원부 장관을 장관 임명 3개월만에 차출해 내보냈다. 상대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 핵심 측근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다.

성남분당갑에는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거물급 대결이 성사됐다. 개혁신당에선 정의당 출신 류호정 전 의원이 나섰다. 성남분당을에는 2022년 경기지사에 낙선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나와 현역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대결한다. 안양동안을에는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이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지난 총선에 이어 재대결을 벌인다.

충남에는 정진석 의원과 문재인 전 대통령 참모인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세 번째 맞수 대결을 한다. 2016년 선거구가 공주·부여·청양으로 통합 후 정 의원이 두 차례 연이어 이겼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홍성·예산에 ‘용산’ 출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공천하자 민주당은 양승조 전 충남지사를 전략공천했다. 대전 동구에서는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과 현역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초선 간 대결을 벌인다.

낙동강 벨트도 여야 인물 대결이 치열하다. 당의 지역구 이전 요구를 수용한 김태호 의원과 현역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맞붙는 경남 양산을이 가장 주목을 끈다. 둘 다 경남지사 출신으로 2006년 도지사 선거 맞대결에선 김태호 의원이 승리한 바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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