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기대회 몰려간 의사들, 있어야 할 곳은 거리 아닌 환자 곁 [사설]

2024. 3.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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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만 명이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궐기대회에서 의대 정원 확대·필수의료 패키지 반대를 외쳤다.

각종 통계와 필수·지역의료 붕괴 상황을 고려할 때 의사 수 부족은 명백한 만큼 의사들의 증원 반대 주장은 명분이 없다.

의대 증원만으로 필요한 곳에 의사를 배분하기 어렵고, 이번 증원 방침에 필수의료 의사가 더 분개하고 있다는 의협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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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만 명이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궐기대회에서 의대 정원 확대·필수의료 패키지 반대를 외쳤다.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을 넘긴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절차가 임박한 데다 의협 관계자 강제 수사도 시작돼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다.

각종 통계와 필수·지역의료 붕괴 상황을 고려할 때 의사 수 부족은 명백한 만큼 의사들의 증원 반대 주장은 명분이 없다.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가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7명)보다 적고, 2035년엔 1만5000여명 의사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6%가 찬성했을 정도로 의대 증원은 국민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유 없는 탄압을 중단하라"며 길거리로 나선 의사들에 대한 국민 반응이 싸늘한 이유다. 의사들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의사'를 '의새'로 발음한 것을 빌미로 소셜미디어에서 '의새 챌린지'를 벌이는가 하면, '5급 말단 사무관' '국민은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원치 않는다' 등의 막말과 선민의식으로 국민 분노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에게 3일 집회 참여를 강요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는데, 사실이라면 경찰은 엄정 대응해야 한다.

의대 증원만으로 필요한 곳에 의사를 배분하기 어렵고, 이번 증원 방침에 필수의료 의사가 더 분개하고 있다는 의협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정상화를 위해 의사들과 대화해야 한다. 특히 대화는 환자를 돌보면서 해야 한다. 정부가 드라마 대사를 활용해 의사 복귀를 독려한 유튜브 영상(우리 곁으로 돌아와주세요)은 조회 수가 58만회를 넘겼다.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일이잖아. 시작과 끝은 모두 그곳이어야 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나오는 이 대사처럼, 의사들이 있어야 할 곳은 길거리가 아니라 환자들 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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