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유통기업 위기 극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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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 달간 통닭 2마리 9980원.' 국내 한 대형마트가 최근 배포한 홍보자료다.
2010년 또 다른 마트가 출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통큰치킨이 한 마리에 5000원이었으니 매우 저렴한 가격인 건 분명하다.
아쉬운 건 마트를 찾아 한마리 5000원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이벤트가 진행되는 한 달뿐이라는 것.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미국 마트 코스트코에선 로티세리(꼬챙이에 꿰어 구운) 치킨을 14년째 4.99달러(한국 699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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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 달간 통닭 2마리 9980원.' 국내 한 대형마트가 최근 배포한 홍보자료다. 2010년 또 다른 마트가 출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통큰치킨이 한 마리에 5000원이었으니 매우 저렴한 가격인 건 분명하다. 아쉬운 건 마트를 찾아 한마리 5000원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이벤트가 진행되는 한 달뿐이라는 것.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미국 마트 코스트코에선 로티세리(꼬챙이에 꿰어 구운) 치킨을 14년째 4.99달러(한국 6990원)에 판매한다. 코스트코의 상징과도 같은 핫도그세트는 1985년 출시 이래 40년 가까이 1.5달러(한국 2000원)에 판매돼 인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이 4달러 이상 받아야 정상이라고 걱정할 정도다. 그럼에도 코스트코가 두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건 코스트코를 찾으면 언제든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비자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롯데쇼핑과 신세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줄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본지 '생존위기 유통공룡' 기획기사에는 "마트는 비싸서 안 간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송해주니 편하다"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쿠팡이 새로운 유통제왕으로 등극한 비결은 '오늘 밤 주문하면 내일 아침 받을 수 있다'는 소비자 믿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돌리려면 이벤트성 할인이 아니라 '마트에 가면 좋은 제품을 언제든 싸게 살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유통기업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소비자 후생보다는 입김 센 소상공인 눈치를 살피는 정치권과 정부의 접근법도 바뀌어야 한다. 사실 통큰치킨이 14년 전 판매가 중단된 건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이를 옹호한 당국 영향이 컸다. 규제로 손발이 묶인 기업들의 빈자리는 소상공인이 아니라 미국 마트와 중국 온라인몰로 채워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수년 뒤 한국 유통시장의 제왕은 롯데·신세계나 쿠팡이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테무가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재원 컨슈머마켓부 himiso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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