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명가에 듣는다] "韓기업 해외상장때 국내 투자자 참여 추진"
미래에셋, 작년 IPO시장 주도
토스·LS이링크 등 주관예정
인도 현지법인 통해 해외진출
현대차 인도법인 IPO 지원
"구조화 기업금융도 키울 것"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증시 밸류업 기대감 등에 힘입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 1위 IPO 주관사로서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부문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IPO 부문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업 구조화 금융 등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에도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주요 증권사 투자은행(IB)은 해외 부동산 부문을 비롯한 국내외 투자 실적 부진으로 충당금을 쌓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직을 추스르는 데 매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말 이후 IB사업부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화와 1인당 생산성 제고에 힘써왔다. 강 대표는 "어느 정도 조직 재정비를 마친 만큼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명실상부한 업계 최고 IPO 주관사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굵직한 IPO 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약 1조5000억원(18건)에 달하는 공모 금액을 주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도 LS이링크·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용사) 등 예비 대어주들의 IPO 주관 업무를 맡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주관사를 맡고 있는 로봇(클로봇), 우주항공(이노스페이스) 등 유망 업종 기업도 상장 대기 중이다.
강 대표는 "최근 증시 투자 대기자금이 130조원대로 회복된 부분도 올해 IPO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유"라며 "다만 수조 원대 초대형 IPO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중 공모에 나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몸값이 최대 5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 CNS(5조~7조원), 비바리퍼블리카(8조원), 케이뱅크(4조원), SGI서울보증(3조원) 등도 출격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시장에서 다져온 IPO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말 인수한 인도 증권사 '셰어칸' 플랫폼을 활용해 현지 IPO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 IPO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인도 법인 IPO는 기업가치만 40조원에 달해 인도 증시 최대 공모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 대표는 "현대차는 외국계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로, IPO가 본격화되면 인도 현지 로컬 증권사를 추가로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에셋증권 현지 법인을 통해 현대차 인도 법인이 인도에서 IPO를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와 별도로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해외 IPO 시 현지 IPO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고자 하는 국내 투자자들 수요가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IPO 외에도 기업 구조화 금융을 새로운 먹거리로 적극 키울 방침이다. 기존 회사채 발행 시장은 대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가 강점을 갖고 있지만 구조화된 형태의 금융 상품 시장은 미래에셋증권 같은 정통 증권사들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강 대표는 TRS(Total Return Swap·총수익스왑)를 언급했다. TRS란 증권사가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입한 후 여기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비롯한 모든 현금 흐름을 기업·기관에 이전하는 신용파생거래다.
그 대신 기업·기관은 증권사에 증거금(일종의 보증금)과 이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기업으로선 사실상 이자만 내고도 자금 조달이 가능해 현금 부담을 덜고, TRS 계약을 맺는 증권사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강 대표는 "대기업 그룹 모회사가 자회사 설비투자(CAPEX) 자금을 마련할 때 TRS 등 구조화 금융을 통해 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며 "회사채를 많이 찍는 그룹이어도 구조화 금융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이에 특화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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