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4일 개막…부동산 해법·신임 외교부장 주목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오는 4일 개막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 들어 두 번째로 열리는 양회이다. 부동산 시장 대책을 포함해 침체 국면인 중국 경제를 살릴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친강 외교부장의 돌연한 실종 이후 공석인 후임 외교부장 인선과 미·중 관계 등 대외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회는 한국의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함께 부르는 말이다. 정협은 4일, 전인대는 5일 각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해 약 열흘간 지속된다.
중국 경제 뇌관 부동산 해법 나올까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한다. 이번 양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문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5%대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센터는 올해 초 5.3%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반면 글로벌 투자기관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4%대 그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맞이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청년실업, 부동산 경기 둔화, 외국인 투자 급감 등 부정적 신호가 한꺼번에 터지며 부진을 겪었다. 부동산 시장 붕괴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률을 실제로 달성하려면 강력한 부양책과 구조개혁안이 양회에서 나와야 한다.
부동산 문제 해결이 첫 번째 관건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번 양회 주요 의제로 중국 당국이 강조해온 보장형 주택(저가 서민 주택)과 성중촌(城中村·도시 내 낙후지역) 개발 등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 문제를 불러온 ‘지방정부 자금 조달기관’(LGFV) 대신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금융 시스템 개혁안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LGFV 부채 해법에 더해 여행, 백색가전 소비 등 내수 진작책 발표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한 산업진흥법안 발표가 예상된다. 최근 중국 당국은 ‘신품질 생산력’, ‘고품질 생산’ 등을 강조하고 있다. 2030년 탄소배출 정점을 약속한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탈탄소화에 시동을 걸고 에너지 관련 법안을 내놓을 것도 예상된다.
신임 외교부장 ‘류젠차오’ 유력
외교 분야 인사와 대외 메시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이 겸임 중인 외교부장 자리에 류젠차오 대외연락부장이 유력하다고 거론된다. 류 부장은 ‘전랑(늑대전사)외교’를 상징하는 친강 전 외교부장에 비해 온건하고 세련된 이미지이며 미·중 관계 관리 모드와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 부장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미 대선과 관련한 직접적 메시지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 대선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중국의 신중 모드에 한몫한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늘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왔다”며 대신 “중국 측에서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구축을 위한 자국의 희망과 노력을 단호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1인 권력 강화, 안보 강조 노선
안보를 강조하는 노선인 ‘발전과 안전(安全)을 통합한다’는 중국의 기조는 이번 양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은 이번 양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달 27일 “공개 시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업무에서 발생한 문제”를 ‘국가기밀’로 확대 규정한 국가비밀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사회 통제 분위기와 함께 시 주석의 권력 집중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회를 앞두고 매년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에 열던 온라인 건의함인 ‘총리에게 할 말 있습니다’가 이번에는 ‘정부 업무보고에 건의합니다’로 대체됐다. 이는 총리의 권한이 점차 약화하고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밖에 어떤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1.0 수준까지 떨어지며 장기적 인구 감소 추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정협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사회 각계 전문가들은 양회 시작 전부터 산아제한 완전 철폐나 여성 노동자의 일·가정 양립 보장 등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열광시킨 ‘수학천재’ 소녀 씁쓸한 결말
- 4t 바위 훔치려다 ‘쿵’…한라산 대형자연석 무단 절취 일당 검거
- 23기 정숙 “조건 만남 범죄 사실 아냐”… 제작진은 왜 사과했나?
- 수개월 연락 끊긴 세입자…집 열어보니 파충류 사체 수십여 구가
- 율희, ‘성매매 의혹’ 전 남편 최민환에 양육권·위자료 등 청구
- 추경호 “대통령실 다녀왔다···일찍 하시라 건의해 대통령 회견 결심”
- 버스기사가 심폐소생술로 의식잃고 쓰러진 승객 구출
- 시진핑 아버지 시중쉰 주인공 TV 사극 중국에서 첫 방영
- 김민석,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예고에 “정상적 반응 기대 어렵다”
- 마약 상태로 차량 2대 들이 받고 “신경안정제 복용” 거짓말…차에서 ‘대마’ 발견